"민주당 전당대회 경선 첫 주 결과는 사실상 비겼다고 봐야 합니다. 0.99%포인트 차이인데, 애초 정청래 후보가 더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정 후보는 충남 금산 출신으로 충청권 연고가 있는데다, 부울경 지역은 친노·친문 당원 세력이 강하고 과거 노사모 활동을 함께했던 인사의 조직적 지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충청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근소하게 이겼고, 부울경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김민석 후보가 '명픽', 즉 '명심(明心)'을 담은 후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번 전당대회 경쟁의 본질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당원들이 승인하느냐 마느냐'에 있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
정책·비전 경쟁 사라지고 '디스전'만 남은 전당대회, 2015년 분당 사태 떠올라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17일 결정되는 차기 당 대표는 김민석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김수민 시사평론가와 박원석 전 의원이 5일 대담에서 밝혔다.
5명의 최고위원은 두 사람 모두 1위 최민희, 2위 박선원 후보를 지목한 가운데 한민수, 서미화, 김용 후보가 최종 5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민희, 한민수 후보는 '친청계', 박선원, 서미화, 김용 후보는 '친명계'로 분류된다.
차기 당 지도부가 누가 될 것이냐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전후로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의 문제다. 박 전 의원은 "'내가 왜 당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과 비전은 없고, '저 사람이 되면 안 된다'는 '디스전'만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누가 '찐명'인가에 대한 결론만 남을 것 같다"고 개탄했다. 두 사람은 분당(민주당, 국민의당)으로 이어졌던 2015년 전당대회를 언급했다.
"과거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맞붙어 분당으로까지 이어졌던 전당대회와 비교해도 지금의 갈등은 이례적입니다. 당의 비전이나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상대에 대한 낙인찍기, 프레임 씌우기, 윤리위 징계 언급 등 '디스전'만 과열되어 있습니다. 특히 임기 1년 차 대통령의 국정 운영 상황에서 이 정도의 당내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은 민주당 역사상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박원석 전 의원)
"전당대회 이후 지도부 운영도 순탄치 않을 것입니다. 김민석 대표-최민희 수석최고위원 체제가 출범하더라도, 최고위원회의 내 친명 계파 간 비율(3대 2 등)에 따라 내부 투쟁이 격화될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관련 재판 1심 결과 등에 따라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여당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을 둘러싼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2015년 문재인 대표 체제 역시 보궐선거 패배 후 책임론이 불거지며 결국 분당으로 이어졌습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갈등은 매우 험악하게 전개될 전망입니다."(김수민 평론가)
'도파민 정치'로 치달은 형사소송법 개정, 사법의 민영화 우려
한편 지난 4일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김 평론가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절반 이상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지지하고 있었다. 지금의 정당 체제는 대중적 지지층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고, 강성 당원의 목소리에 휩쓸려 전체 민심과 지지층 전반을 배척하는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의원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불러 개최한 토론회에서 친한계 서병수 의원은 이 사건을 부적절한 농담의 소재로 활용하는 등 야권도 진정성 없이 정략적 접근을 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됐다. 김 평론가는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가 국힘 지지자인 것처럼 몰아가며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이 가장 먼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같은 분들을 찾아가 우려를 경청하고 설득하고 보완책을 제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집권당다운 자세"라면서 "피해자들은 외면하고 강성 지지층들에만 의존하는 '도파민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더 나아가 약자나 일반 피해자들의 소외 가능성, 더 나아가 결국에는 고액의 변호사를 쓸 수 있는 재력가들만 권리를 구제받는 '사법의 민영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형사소송법은 국가가 피해자를 대신해 형벌권을 행사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는 절차법입니다. 절차법의 핵심은 직관적이고 단순하며 이용 장벽이 없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탄탄했던 신작로를 막아버리고 여러 갈래의 복잡한 산길을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이렇게 법 체계가 복잡해지면 법률 지식과 경제력, 네트워크를 갖춘 기득권층은 자신을 구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약자나 일반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길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결국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고액의 변호사를 쓸 수 있는 재력가들만 권리를 구제받는 '사법의 민영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법률시장에서는 경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몸값을 올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유시민 제기 의혹, 이 대통령이 직접 끊어야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 형사소송법 논란, 부동산-주가 등 경제 불안정 등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이 연임 개헌' 발언까지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대로 둘 경우 개헌을 추진하는 건 야당의 반대로 불가능해질 뿐아니라 유시민 작가가 제기한 의혹 등으로 여당 내 계파 갈등의 소재로도 계속 쓰일 수 있다.
김 평론가는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허용하려면 중임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부칙을 수정하는 등 헌법의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데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게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수장"이라며 "헌법 수호 책임에 있어서는 국회를 창설하고 헌법을 제정한 주체라는 점에서 대통령 이상의 책임이 있다"고 조정식 의장의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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