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만 아셨다고요? 숨겨진 진도 전복의 진가, 제대로 알려 고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싶어요."
진도에서 나고 자라 가업을 이어 전복 사업을 하고 있는 김태정(28)·김수현씨(24)는 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며 말했다.
형제는 "완도 전복이 유명하지만, 먹어본 사람은 진도에서 자란 전복이 더 싱싱하고 맛있다는 걸 아실 것"이라며 "지역 터줏대감인 데다, 젊은 감각 그리고 힘을 더해 진도 전복만의 강점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 (인구 소멸로 사라져가는 섬이 아닌) 찾아오고 살고 싶은 지역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가업을 잇고자 농수산대학을 졸업 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20년 전복 양식 사업을 본격적으로 맡아 운영하게 된 태정씨. 그는 동생인 수현씨에게 "(내가) 바다를 맡을테니, 육지에서 (네가) 하고 싶은 일(판로 개척과 마케팅 등)을 해봐라"라고 권했다.
이후 최근 (가업을 이을 생각으로)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수현씨는 형의 권유로 평소 관심 있고 소질 있던 요리의 재능을 살려 어머니와 함께 전복 요리 식당 문을 열었다.
형제의 선택은 주변 또래나 요즘 젊은 세대와는 달랐다. 대부분 지역에서의 삶을 기피하며 도시로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형제는 흐름을 거슬러 고향에 남아 가업을 잇겠다고 결정했다. 남들 따라 막연히 '꿈'이 없는 도시에서의 삶이 아닌, 터전이 있는 '바다'에서의 삶이 더 큰 미래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어 태정씨는 일찍부터 가업을 잇는데 필요한 선박 운항, 해양구조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수현씨는 자신있는 요리 공부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 모을 색다른 전복 요리를 개발했다.
태정, 수현씨는 "섬이나 시골에서 태어난 또래들을 보면 힘든 일을 하기 싫어 고향을 벗어나거나 막연히 도시에서의 삶을 좇아 지역을 떠나는 친구들이 태반"이라며 "오히려 젊을 때 혈기로 지역만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한다면 분명히 통한다고 생각해 일찍부터 형제간 상의해 가업을 잇기로 하고 사업 구상과 계획을 세워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정씨는 "완도는 환경적으로 물살이 세지 않아 전복 식감이 물컹하지만, 진도는 센 물살과 바다 여건이 좋아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면서 "완도산이 아닌 진도산 전복이 더욱 알려질 수 있도록 강점을 홍보해 유통 판매업을 확장해 나가려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현씨는 "지역에서 전복은 회나 구이 요리로만 손님상에 내어지는데, 요즘 스타일의 흔히 볼 수 없는 전복갈비찜, 전복차돌삼겹한판, 전복튀김, 무침 등을 개발했다"면서 "SNS와 지인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가게 문을 연 지 3개월이 채 안된 시점이지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형제간 신선한 재료 확보를 위한 유통업과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식당을 운영하면서 판로개척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보니, 경쟁력 확보는 물론, 어려운 상황까지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췄다.
태정씨는 "요 몇년 새 전복 값이 반토막 나서 매출량이 급감해 전복 어가들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행히 (가업인터라) 비교적 타 어가보다 타격이 덜한데다,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 등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납품할 수 있어 어렵사리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수현씨는 "매일 식당에서 쓸 전복은 그날 아침 채취해 당일 소진할 수 있도록 해 싱싱한 전복을 그날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안정적으로 싱싱한 전복을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최상의 식재료로 메인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직접 손수 만든 반찬까지 더해 소비자들을 상대로 홍보를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향후 지역에 많은 청년들이 유입되고 관광객 발길이 이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태정·수현 형제. 지역에 남은 청년들과 농수산대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함께 활동하며 지역 산업 및 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의견들을 공유하며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형제는 "지역 청년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돕고, 지역 발전을 위해 의견을 공유하는 소모임들이 많다"면서 "최근 서울로 떠났다가 다시 취업난 탓에 가업을 잇겠다고 고향으로 다시 내려오는 친구들이 많고, 터전은 없지만 귀농귀촌을 꿈꾸며 오는 청년들도 드물지만 움직임이 보여 도울 수 있는 방안들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잘 살기 위한 꿈을 품은 만큼, 더 이상 떠나는 섬이 아닌, 다시 찾아오고 북적이는 섬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청년들 나아가 지역과 함께 힘을 보태고 싶다"면서 "전복 값이 최근 반토막이 나고, 여전히 지역에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없는 인프라 등이 부족한 탓에 여러움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선 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함께 움직여 잘 사는 진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