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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패권적' 이라던 독일 외무장관, 넉 달만에 중국 방문해 "하나의 중국 정책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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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패권적' 이라던 독일 외무장관, 넉 달만에 중국 방문해 "하나의 중국 정책 확고"

바데풀 장관 "희토류, 독일 기업의 주요 우려 사항…지정학적 혼란 높아지는 시대에 중국과 교류 필수적"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던 독일 외무장관이 중국에 방문해 희토류 및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이날 "한정(韓正) 부주석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을 만났다"라며 "중국은 독일과 협력하여 양국 지도자들이 달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행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며, 중-독 전면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한정 부주석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의 핵심이며, 중국은 독일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라며 "독일은 유럽연합(EU)의 핵심 회원국이며, 중국은 독일이 양측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통신은 "바데풀 장관은 독일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독일은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하고 전방위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를 기대하며, 중국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과 갈등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서도 바데풀 장관의 이번 방중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교도통신>은 "바데풀 장관이 당초 10월 중국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적 행태를 비판하며 중국의 반발을 샀고, 이후 방문이 연기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바데풀 장관은 일본 방문 직전인 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언론들에 "중국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점점 더 공격적인 모습은 유럽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국제규범에 기반해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데풀 장관이 중국의 행태에 대해 이처럼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음에도 중국을 찾아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에는 희토류 공급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바데풀 장관이 이번 방문에 앞서 "희토류 무역 제한은 전기 자동차, 철강 공급 과잉과 함께 독일 기업들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며 중국과 "독일 경제에 매우 중요한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증진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미국이 벌이고 있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유리하도록 중국이 힘을 써주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제적 긴장과 지정학적 혼란이 고조되는 시대에 중국과 직접적인 교류는 필수적"이라며 "많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입장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독일과 유럽의 자유, 안보, 번영이 중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라며 방중 배경을 설명했다.

▲ 8일 중국을 방문한 요한 바데풀(왼쪽) 독일 외무장관이 한정(韓正) 부주석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불거진 중일 갈등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측은 중국 군용기가 일본 전투기에 레이더를 비춘 것을 두고 이틀째 공방을 벌였다.

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이 리처드 말스 부총리겸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6일 오키나와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 군용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를 비춘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항공기 안전 운항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는 위험한 행위"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신화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일본 전투기가 중국의 정상적인 군사 활동을 빈번하게 근접 정찰하고 방해하는 것은 해상 및 항공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답해 일본 전투기가 훈련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일본의 소위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현장에서 거부했다"며 "소위 '레이더 조사'를 둘러싼 일본의 과장된 주장은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긴장을 높이고 국제 사회를 오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장샤오강(張曉剛) 중국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신화통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 랴오닝 항모 강습단이 미야코 해협 동쪽 해역에서 장거리 훈련을 실시한 것은 국제법과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일본은 중국의 행동을 악의적으로 감시하고 교란했으며, 중국이 지정하고 발표한 훈련 구역에 항공기를 반복적으로 보냈다"라고 말해 일본이 먼저 문제시되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일본은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 경솔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 의도는 무엇인가? 전 세계가 알고 있다"라며 "일본이 군국주의의 악행으로 되돌아간다면 필연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지경으로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도통신>은 7일 "일본 방위성은 랴오닝함이 6일 오전 구축함 3척과 함께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를 거쳐 태평양으로 진입했다. 오키다이토 섬 서쪽 약 270km 해역에서 랴오닝함은 북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오키나와 섬과 미나미다이토 섬 사이를 비행하며 6,7일 약 50회의 이착륙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해상자위대 구축함이 상황을 감시했고, 항공자위대 항공기들이 긴급 출격했다"며 "랴오닝함의 함재기가 일본 영해를 침범하거나 일본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으로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보냈고, 중국의 함재기가 일본 영해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지만 일본 전투기가 이에 대응해 출격하는 과정에서 레이더 조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자위대는 안전한 거리를 확보한 상황에서 영공 침범 조치에 대응했다"라며 "이번 레이더 조사는 항공기의 안전한 비행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는 위험한 행위"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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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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