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대한축구협회, 불가능은 없다?! 빵집서 탄생한 홍명보 감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대한축구협회, 불가능은 없다?! 빵집서 탄생한 홍명보 감독!

[정희준의 어퍼컷] 축구협회장 선거, 직선제가 답인가?

1980년대 경제발전이 가속화되고 재벌기업들이 등장하자 재계 인사들이 축구협회 등 체육단체를 책임지게 된다. 1979년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했고 1988년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한국 축구를 이끌었다. 한 원로 축구인에 따르면 최, 김 회장 때는 이사들의 발언권이 강했고 이들에 의해 협회가 운영됐다고 한다.

2023년 3월 대한축구협회는 이사회에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태에 가담해 제명된 48명의 범죄자를 포함한 비리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한다. 이사들 중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단 한 명만 사면에 반대했다. 한국 축구가 아직 승부조작 청정지역이 아니고 승부조작엔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며 이들을 사면하면 범죄세력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 프로축구도 승부조작 파문으로 시즌 개막을 못할 때였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묵살됐고 기습 사면안은 통과됐다. 왜? 조연상 이사 외 24명의 거수기들만 앉아 있었으니까. 이 사면은 그러나 축구팬과 국민의 거센 역풍을 맞아 결국 사흘만에 철회됐다. '국가대표급 행정 참사'다.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이 그 이사회 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침묵을 지켰다. 축구계 동료, 선후배들이 사면 명단에 있었으니 반대 목소리 내기가 망설여졌을 것이다. 촉망받던 '젊은 축구인'들은 이렇게 '젊은 거수기'가 됐다.

축구협회, 불가능은 없다!?

선수에서 은퇴한 홍명보는 2006년 자격증도 없이 국가대표팀 코치로 합류했다. 정몽준 전 회장 때다. 어처구니없는 행정이다. 그래서 축구협회가 지금 이 모양 이꼴이 된 것이다. 편법, 탈법, 불법을 가리지 않는 행정이다. 급기야 2024년 정몽규 전 회장 체제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오밤중에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한 문 닫은 빵집에서 결정됐다. 홍명보 감독이 그렇게 탄생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예선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를 보면 아디다스의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Impossible is nothing.' 불가능은 없다.

'아수라장 한국 축구'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차기 회장을 잘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사방에서 튀어나온다. 그런데 그 실행 방안으로 반복되는 것이 바로 '직선제 선거'다. 기존 200여명의 대의원으로 뽑다 보니 34년에 이르는 '현대家 사유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지금 한국 축구가 엉망진창인 것은 축구협회는 무능한 수준을 넘어 썩었기 때문인데 이것이 가능했던 근본 이유는 정몽준, 정몽규가 시도 협회장과 각급 연령별 협회장들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어느 축구인은 이 대의원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만의 카르텔'을 허물기는 어렵다고 한다.

2013년 조중연 회장 퇴임 후 새 회장을 뽑는 선거에 정몽규와 축구인 출신 허승표, 그리고 정치인 윤상현 의원이 나섰다.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였고 당시 윤상현은 대통령을 '누님'이라 부른다는 풍문이 돌던 막강 실세였다. 한 축구인은 “윤 의원이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권력이 있다 해서 도왔는데 막상 선거를 해보니 고작 세 표밖에 안 나오더라”며 회상한다. 이 선거가 '정몽규 왕조'의 출발이다.

따라서 기존 선출 방식으로는 구 체제에서 탈피하기란 불가능에 더 가깝다. 그래서 직선제 요구가 설득력 있게 보인다. 10만 명이 넘는 성인 등록선수와 심판, 협회 관계자들에게 투표권을 주면 현대家 또는 협회 내 카르텔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 미국, 유럽 주요국 모두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협회장을 선출한다. 전지구적으로 축구를 관장하는 각국 협회 중 직선제를 선택하는 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직선제·간선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다. 언제나 사람이 문제였다. 제도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통령이든 기업인이든 협회장이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개인의 이득을 좇고 사적 탐욕을 추구할 때 탄핵을 당하고 부도가 나고 예선탈락을 하는 것이다.

수만 명이 투표하는 직선제라고 해서 한국 축구 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직선제나 간선제냐가 아니라 대의원 구성이 얼마나 다양하고 독립적이냐이다. 대한체육회가 2천 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선정해 선거를 치르는 방식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차기 축구협회장은 CEO로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성도 필수이지만 특정 카르텔의 개입을 막고, 외부 세력의 압력에 맞설 의지와 역량의 소유자여야 한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시야를 가져야 하고 국가대표팀의 A매치보다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깨달은 자여야 한다.

일본이 우리보다 10년 뒤진 1993년 J리그를 창설하며 세웠던 목표가 '100년 내 월드컵 우승'이었다. 곧 유소년 리그 육성에 몰입했다. 30년 지나 월드컵 우승의 목표는 2050년으로 앞당겨졌다. 월드컵 3연속 조별리그 통과했고 16강 진출이 네 번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 스페인을 격파했고 이번 월드컵에선 32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1-2로 석패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튀니지를 4-0으로 격파하면서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4골 차 승리를 거뒀다. 이제 일본은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하더라도 별로 놀랍지 않을 실력을 갖췄다.

한국 축구는 언제까지 월드컵 예선 통과가 목표여야 하는가.

▲서울 종로구 사직동 축구회관 모습. ⓒ연합뉴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