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과 삼천은 전주시의 벌목 문제로 자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환경단체와 언론이 비판하는 이유는 자연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둔치의 버드나무와 억새 등을 제거함으로써 수달과 어류 등이 살 곳을 잃었다는 것이다.
전주천과 삼천을 찾아 산책하는 필자로서는 어떻게 이 문제를 인식하고 갈등의 소지를 줄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잠겨 든다.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의 진의를 살리며, 둔치의 버드나무와 억새 등을 베낸 전주시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하천 생태가 있으며, 수달과 어류 등 동물들도 안전하게 살아갈 하천 생태가 있어야 한다. 양자 공존의 길은 무엇인가?
전주천과 삼천 둔치의 버드나무가 벌목된 것은 2023년부터이다. 2023년에 330여 그루의 버드나무가 베어졌으며, 2024년에도 남천교 일대 26 그루가 베어졌다.
환경단체들은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물억새와 갈대, 수생식물이 사라지면서 야생동물이 은신처를 잃게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생태하천 복원으로 늘어났던 삼천의 어류는 2024년 준설 공사 이후 18종에서 4종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2024년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900억 원의 혈세를 낭비하며 국내외적으로 생태하천의 모범적 성공사례로 인정받는 전주천을 파괴하는 하천종합정비계획 졸속 추진을 지금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전주시는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자연친화적하천관리지침에 따라 홍수 예방 등 안전을 관리하기 위해 벌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침에 따르면 벌목제근과 하상준설은 빈번히 발생하는 홍수의 빈도와 지속기간을 줄여주는 경제적인 기법으로 사용돼 왔다고 전제한다.
수변식생은 하천지형 수질 그리고 수상 및 육상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또 하상준설을 통해 치수나 여가활동을 위한 요소는 좋아질 수 있으나 무척추동물이나 어류 같은 수중생물의 서식 환경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형적으로 벌목제근과 장애물제거는 소규모 하천의 경우 침식과 확폭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필자는 전주 완산교회에서 남부시장으로 통하는 서천교를 건너갈 때마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전주천을 내려다 본다. 그럴 때마다 팔뚝 만한 잉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본다. 또한 수달이 헤엄을 치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도 본다.
서천교 주변은 버드나무도 없고 갈대숲도 베어져 있다. 이곳은 잘 아는 것처럼 산책하거나 장을 보러온 시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이 심각하게 우려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시야를 우리들 인간의 세계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주의할 대목은 전주천과 삼천을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이다.
2023년 8월 삼천 우림교 인근 산책길에서 30대 여성이 강제로 끌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 이 사건은 산책로로서 전주 시민의 인기를 받아온 전주천과 삼천 산책로의 안전 문제를 크게 환기시키게 됐다.
그래서 전주천과 삼천 둔치의 산책로 시야를 확 트이게 억새, 갈대, 버드나무 등을 베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또한 2011년과 2020년 전주천에서 익사사고도 발생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필자는 영국 런던을 자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켄싱턴 정원(Kensington Gardens)을 찾았다.
켄싱턴 정원은 커다란 호수 위에 백조 등 여러 종의 새들이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호수 주변의 나무들이 거의 정리돼 사방이 탁 트여 있다는 것이다. 범죄 우려가 없다는 얘기이다.
요컨대 켄싱턴 정원처럼 인간생태와 자연생태가 공존하도록 전주천과 삼천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전주시는 전체 시민이 즐겨 찾는 도시하천의 사방이 탁 트여서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하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도심지역 하천 둔치에서도 수달이 낮잠을 잘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히 시민의 여론이 하천관리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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