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하 직함 생략)은 계엄의 기획자 역할을 했다. 노상원 수첩에 나온 정치인 체포 명단부터 시작해서 노상원이 끄적거린 것들이 일어났다. 근데 정작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노상원의 접점만 확인될 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노상원은 직접 만난 흔적이 없다. 김용현이 노상원을 그림자 속에 두고 노상원의 기획과 아이디어를 받아서 자기 것처럼 윤석열에 전달했을 수도 있는데, 윤석열이 과연 존재를 알고 있는데 직접 안 만났을까?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16일 <프레시안>이 마련한 김수민 정치평론가와 대담에서 전날 발표된 윤석열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주어진 기한 내에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본다. 굉장히 절제된 수사결과 발표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남은 의문들에 대해 지적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특검 수사에 대해 한덕수 전 총리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와 윤석열이 의도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을 밝혀내 일반이적죄로 기소한 부분 등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비교적 선전한 수사"라고 평했다.
김건희특검이 아쉬운 이유
김건희의 비상계엄 관여 여부에 대해 특검이 "확인이 안 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박 전 의원은 "굉장히 고민했을 것"이라면서 "김건희가 "윤석열 너 때문에 망쳤다"며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해석이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보여진다"며 "계엄을 선포해서 망쳤다가 아니라 그때 선포하면 안 되는 시기와 조건의 문제였던 것 아닌가 싶다. 좀 더 (수사를 통해) 파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수사를 종료하는 김건희특검과 관련해 박 전 의원은 "자꾸 골대 앞까지 공을 몰고 가서 슛을 안 쓰고 공을 계속 돌린다"며 "김건희 특검은 16가지 혐의 중 태반을 수사로 증명하지 못한 채 국가수사본부(국수본)으로 이첩해야 되는데 김건희 특검 때문에 2차 종합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명태균 주장대로 여론조작이 있었다면 2022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은 부정경선이고 윤석열은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라면서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통일교 의혹 등 악재 관리가 중요…정원오 띄운 '이재명 승부수' 성공할까?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힘 장동혁 대표 등 양당 대표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년 6.3 지방선거에 대해선 박 전 의원과 김 평론가 모두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했다.
박 전 의원은 "역대 지방선거들을 보면 대선과 총선 중간에 치러지기 때문에 여당한테 대체로 유리하다. 이번에도 임기 초반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라고 본다"며 "다만 최근 불거진 통일교 스캔들처럼 여권 내부 스캔들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도 국힘이 승리를 낙관할 수 있는 지역은 영남에 국한돼 있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서울시장 선거를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 서울시장'을 기록하느냐가 달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뚜렷한 경쟁 후보가 없다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정원호 성동구청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 정 구청장이 급부상했다.
김 평론가는 "이런 점이 정치인 이재명의 장점 중 하나 인 것 같다"며 "정원오 구청장을 띄움으로써 서울시장 판도가 바뀌었고 국힘에 자중지란이 있을 수 있다"며 "오 시장이 당황해 악수를 둘 수도 있고, 그러나 국힘이 나경원 의원처럼 강성후보를 내세우는 최악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국힘 입장에선 서울시장만은 지켜내고 싶을텐데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 리스크가 있고 기소가 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평했다.
이재명의 암행어사 리더십, 자칫 큰 흐름 놓칠 수도
이재명 정부에서 국정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국무회의에 이어 업무보고까지 각종 회의를 생중계하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암행어사가 출두해 탐관오리를 벌 주는 암행어사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실제 탐관오리에 가까운 관료들도 있고, 이런 모습을 통해 여론의 주도권을 확고하게 유지해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대통령이 구체적인 것까지 챙기는 게 좋아 보이지만 오히려 국정의 큰 줄기, 우선 순위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절제되게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도 "인천공항공사의 '책갈피 달러', 동북아재단의 '환단고기' 등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런 이슈들이 이 대통령이 중점을 찍어온 국정 이슈는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국가자산 매각 중단 등 이 대통령이 잘한 결정과 관련된 부분을 부각시키는 등 좀더 전략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6개월에 대해선 두 사람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박 전 의원은 '대통령 어젠다'를 좀더 구체화할 것, 김 평론가는 '자본시장 친화적인 경제 정책에 대한 균형점 찾기'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두 번의 도전만에 대통령이 된 거라서 준비도 되어 있고 비교적 무난하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계엄이라는 변수 때문에 갑자기 대선이 열렸고, 본인이 생각했던 시간표보다 빨리 진행이 된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매우 빠르게 안정시켰다. 다만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관계, 노무현 정부는 정치개혁, 문재인 정부도 남북관계 등과 같은 대통령 어젠다는 안 보인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들었으니 이를 구체화하는 게 필요하다." (박원석)
"윤석열 정부에서 정말 턱도 없이 정상궤도로 이탈했던 부분에 대해 바로잡고 있는 것은 잘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와 관세협상은 윤석열 정부였다면 훨씬 서둘러서 안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코스피 5000'을 약속하면서 지나치게 주주 중심적, 자본시장 친화적 모습을 보이는 부분은 아쉬운 지점이다."(김수민)
이 대담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