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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말 베네수 연안 유조선 연이은 나포 시도…마두로 '최대 압박' 뒤엔 '좁은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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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말 베네수 연안 유조선 연이은 나포 시도…마두로 '최대 압박' 뒤엔 '좁은 선택지'?

제재 목록에 없는 선박도 나포…트럼프, 압박 통한 '마두로 자진 사퇴' 유도 외 선택지 적어

미국이 주말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을 이틀 연달아 나포하거나 나포를 시도하며 석유 수출에 대한 거센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지지층 마가(MAGA)의 해외 군사개입 반감이 심한 가운데 최대 압박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것 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미 해안경비대가 유조선을 추격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쫓고 있는 선박이 "제재 대상 암흑선단(dark fleet·국제 제재를 회피해 원유 등을 수송하는 선단)"으로 "사법적 나포 명령"이 내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 및 선박 추적 회사 등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벨라1호'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으러 가는 중이었다. 벨라1호는 화물을 싣지 못한 채 대서양 방면 북동쪽으로 도주했다고 한다. 이 유조선은 이란산 원유를 수송한 혐의로 지난해부터 미 제재를 받아왔고 연방당국은 이 원유가 테러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고 본다.

미군이 20일 오후 이 선박에 접근했을 때 이 선박은 유효한 국기를 달고 있지 않았고 "허위 깃발"을 내걸고 있었다고 당국자는 밝혔다. 해당 선박이 미국 쪽 승선 요구에 응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하며 "적극적 추격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이 선박에 대한 압류 영장이 과거 이란산 원유 운송 탓에 발부된 것이고 베네수엘라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전날에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에 마지막으로 정박한 유조선을 나포해 "제재 대상 원유의 불법 이동"을 막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제재 대상 유조선인 '스키퍼호'를 나포한 지 열흘 만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센추리스호 나포가 "베네수엘라 민간 유조선 절도 및 납치"라며 "미국 정부가 이러한 행위를 통해 강요하려 하는 식민주의 모델은 실패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 대변인은 센추리스호가 "중국 선원 40명이 탄 중국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 유조선은 제재 대상 목록에 없는 선박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나포된 '센추리스호'는 미 재무부가 공개적으로 관리하는 제재 대상 목록에 없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업계 소식통은 신문에 해당 선박 화물이 중국 기반 석유 무역업체 소유라고 전했다. 이 무역업체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중국 정유사로 운송한 적이 있다고 한다.

센추리스호 나포는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베네수엘라 출입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 명령이 명시적 제재 대상 선박 외 제재 대상 원유를 운반하는 경우에도 적용된 사례다. 봉쇄 범위를 넓게 해석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자체를 옥죄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를 보면 에너지 컨설팅사 리스타드에너지 신흥시장 책임자 슈라이너 파커는 두 선박이 연이어 나포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원유 수출 차단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이달 들어 세 척이나 나포 및 나포 시도하며 베네수엘라를 고강도로 압박하는 것은 해외 군사적 개입에 부정적인 지지층을 둔 입장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압박을 못 이겨 스스로 퇴진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탓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유조선 나포 외에도 카리브해에 항공모함·강습상륙함을 포함한 10척 이상의 해군 함정 및 1만5000명가량의 병력을 집결하고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 및 동태평양에서 마약운반의심선에 대한 수십 차례 폭격을 가해 100명 이상을 죽이며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 마약 밀매 관련 특정 시설에 대한 지상 공습 가능성도 대두된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만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조치 관련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압박에도 마두로 대통령 퇴진 설득에 실패한다면 미국엔 철수 혹은 무력을 통한 정권 교체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 남는다고 지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쪽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침공 및 지상 작전은 해외 개입에 거부감이 큰 마가 진영을 지지층으로 둔 트럼프 정부엔 부담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미 퀴니피악대 여론조사를 보면 베네수엘라 내부 군사 작전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25%에 불과했고 63%가 반대했다. 공화당원 찬성도 절반(52%)을 겨우 넘겼고 33%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정부 외교 정책 지지율도 41%로 반대(54%)가 더 많았다. 이 조사는 지난 11~15일 등록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1기 때 베네수엘라 특사였던 엘리엇 에이브럼스가 팟캐스트를 통해 "1~2달 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상 마약 밀매가 줄었다는 이유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두로가 살아남고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그건 패배"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집착이 서반구로 관심을 돌리는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이 지역에서 "미국 우선"에 순응하는 나라엔 보상을 주고 아닌 나라들엔 벌을 주는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엔 날을 세우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엔 구제금융 등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2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푸에르토카베요 엘플리토항에 유조선 이바나가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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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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