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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동행”… 하남시, 2025년 장애인 복지의 기준을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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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동행”… 하남시, 2025년 장애인 복지의 기준을 다시 쓰다

부정수급 87.5% 감소·전국 확산 ‘동행안심보험’… 약자를 대하는 행정의 품격 증명

▲지난 3월 하남시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2025 상반기 활동지원사 보수교육에서 하남시 장애인복지팀장이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 하남시

도시의 수준은 가장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갈린다. 2025년 하남시는 ‘지원금 확대’에 머물던 기존 복지 행정의 틀을 넘어, 제도·현장·의식까지 동시에 바꾸는 장애인 복지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남시는 26일, 올 한 해 장애인 복지 분야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단순한 정책 나열이 아니라, 부정은 줄이고 신뢰는 높이며, 돌봄의 사각지대는 걷어내고 시민 공감은 넓힌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혈세는 감시가 아닌 신뢰로 지킨다”… 현장 행정으로 부정수급 87.5% 급감

하남시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장애인 복지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었다.

선택한 방식은 단속이나 처벌이 아니었다. ‘기본부터 바로잡는 현장 소통’이었다.

시청 담당 팀장이 직접 활동지원 현장을 찾아가 예산 집행 기준과 윤리를 설명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았다.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지난해 48건에 달하던 부정수급 사례는 올해 6건으로 줄었다. 감소율 87.5%.

하남시 관계자는 “부정수급을 막은 만큼, 그 재원이 꼭 필요한 장애인에게 다시 돌아갔다”며 “건전 재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사례”라고 설명했다.

가장 고통스러운 사각지대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이었다.

하남시는 올해 4월부터 전문 인력이 1:1로 돌보는 ‘최중증 통합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전적 행동으로 기존 시설 이용이 어려웠던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돌봄이다.

장애인에게는 쉴 곳을, 가족에게는 숨 쉴 시간을 돌려줬다는 평가다. 시는 현재 1개소인 제공기관을 내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이동권 정책에서도 하남시는 한발 앞섰다.

전동휠체어 사고 시 제3자 배상을 지원하는 ‘장애인 동행안심보험’을 도입한 것이다. 외출 자체가 부담이던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안전망이 됐다.

이 정책은 현재 광주 서구, 경북 울주군 등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장애인 정책으로 장관상”… 행안부가 인정한 ‘단단한 하남’

하남시의 복지 행정은 중앙정부의 평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단단한 하남 정서연대 프로젝트(단하남)’는 올해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사업은 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 비장애 형제자매 등 그간 정책에서 소외됐던 가족 구성원의 정서 문제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 관련 정책이 공공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최종 수상까지 이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시민 인터뷰와 워크숍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스타필드 하남과 특수학교가 참여한 민·관·학 협치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탁상행정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차별 없는 도시는 교육에서 시작”… 시민 1,220명 인식 개선 동참

하남시는 장애인식개선 교육의 대상을 과감히 넓혔다. 공무원에 한정됐던 교육을 통장단, 주민자치위원, 일반 시민으로 확대한 것이다. 올해 교육에 참여한 시민은 1,220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예산이다. 별도 예산 없이 장애인복지관과 협력해 14개 동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장애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인식이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됐다는 평가다.

하남시는 하드웨어 혁신도 병행했다.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2억 원을 확보해 (구)보훈회관과 다목적복지회관을 장애인 맞춤형 공간으로 전면 리모델링했다.

지난 10월 문을 연 새 공간에는 장애인 건강센터와 ‘장애어르신 쉼마루’가 들어섰다.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닌, 장애인을 위한 치유와 회복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2025년은 하남시 장애인 복지가 제도와 공간, 시민 의식까지 갖춘 해”라며 “앞으로도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사람의 온기가 흐르는 하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남시는 말보다 결과로, 구호보다 시스템으로 ‘차별 없는 동행’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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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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