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가들이 이상고온에 집중호우 등 예측이 어려운 기상 현상의 반복으로 시설투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반면에 생산량은 감소하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30일 전북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최준열)에 따르면 최근 이상고온·집중호우 등 예측이 어려운 기상 현상이 반복되면서 농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작물 변동분석 및 예측모델 개발' 연구의 2년차 조사·분석을 마쳤다.
이번 조사는 5년 장기 프로젝트의 중간 단계로 도내 14개 시·군 570개 농가를 동일 패널로 구성해 2년 연속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에는 포도를 조사 작물에 신규로 포함하여 벼·사과·인삼 등 총 17개 작물로 범위를 넓혀 작물별 기후 취약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전북 지역 이상기후 피해 원인은 이상고온(19.1%)이 가장 많았고 폭염(17.5%)과 이상저온(1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고온·저온 등 전방위적 취약성을 보이며 피해 빈도 1위를 기록했고 인삼(2위)과 아열대작물(3위), 포도(4위)도 기후 변동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가 경영 측면에서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시설 투자비가 전년 대비 15.0% 늘어난 평균 6290만원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생산량은 3.9% 감소했지만 재배면적과 판매금액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품질 등급에서 특상과 비품이 동시에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관찰돼 전반적인 품질 저하 우려도 제기됐다.
농가의 대응 움직임도 확대되는 추세다. 품목 변경 경험은 2.8%로 늘었고 품종 변경 계획은 8.4%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농가들이 꼽은 정책 수요는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41.0%)이 가장 많았고 인력 대책(32.3%), 기후 적응형 시설 지원(27.9%) 등이 뒤를 이었다.
전북농업기술원은 이번 2개년 연속 데이터를 바탕으로 권역별·품목별 맞춤형 대응 전략을 도출하고 5년 장기 데이터 축적을 통해 농가별 기후 적응 패턴을 심층 분석할 계획이다.
서경원 작물식품과장은 "급변하는 미래 농업 환경 속에서 농가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정책과 기술을 개발하고 전북 농업이 기후 위기를 넘어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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