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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서 사망자 속출…트럼프 "시위대 살해 땐 출동"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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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서 사망자 속출…트럼프 "시위대 살해 땐 출동" 경고

히잡 시위 이후 최대…"정당한 요구"라던 이란 정부, 강경 진압으로 돌아서나

이란에서 물가 상승 등 경제 불만으로 촉발된 시위가 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닷새째 이어지며 여러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번 시위가 2022년 히잡 시위 뒤 가장 큰 시위로 번질 조짐이 보이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이란 정부가 강경 진압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1일 오후 6시께 이란 서부 로레스탄주 아즈나에서 시위 도중 경찰서 공격이 발생해 3명이 죽고 1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경찰차 여러 대에 불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을 통해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300km 가량 떨어진 이 지역에서 거리의 물체들이 불타고 총성이 들리는 가운데 사람들이 "수치를 모른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아즈나 사망자 중 한 명이 28살의 이발사 샤얀 아사돌라히로 시위 참여 중 보안군의 총격을 맞아 사망했다고 그의 친척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아즈나에서 혁명수비대가 군용 차량을 동원해 샤얀 및 시위대를 공격했고 보안군도 군용 무기로 이들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파르스> 통신은 이날 앞서 남서부 차하르마할바흐티아리주 로르데간에서도 두 명이 사망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가 시위대인지 보안군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쿠르드계 인권단체 헹가우는 로르데간 사망자는 21살, 28살 시위 참여자로 1일 시위 중 정부군의 실탄 공격을 맞아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AP> 통신을 보면 이란 관영 언론은 서부 이스파한주 풀라드샤르에서도 1일 한 남성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당국이 로레스탄 쿠다슈트에서도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 사망자를 혁명수비대 연계 바시즈 민병대원이라고 밝히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반면 헹가우는 사망자 신원은 아미르헤삼 코다야리파르드(22)로, 지난달 31일 시위 참여 중 이란군의 총에 맞아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시위대 살해를 은폐하기 위해 사망자를 바시즈 대원으로 둔갑시켰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시위 사망자가 31일~1일에 몰리며 당국이 강경 진압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오후까지 보도된 사망자만 7명이고 인권단체는 추가 사망자를 보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정보기관이 미국 및 유럽에 기반을 둔 적대 단체와 연루된 7명을 체포했다고 밝히며 초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국내 시위를 폭력으로 몰아가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한 목격자가 "여긴 전쟁터고 그들(보안군)은 무자비하게 발포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테헤란 상인들이 물가 상승, 환율 불안 등 경제 문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가게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상인들의 시위에 30일 테헤란 및 전국 곳곳 최소 10개 대학 학생들이 연대하며 힘을 보탰고 이후 시위가 각지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란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2.5%에 달했고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 가치는 지난해 거의 반토막 났다.

시위대의 요구가 경제 문제 해결에서 체제 전복까지 번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1일 <이란인터내셔널>은 남부 호르모즈간주 반다르아바스 시위에서 "체제 전체에 죽음을" 구호에 더해 "샤(왕) 만세" 등 왕정복고 구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스파한 등 다른 지역에서도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구호와 왕정 지지 낙서가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AP>는 다만 시위가 아직 전국적 규모로 확산됐다고 보긴 어렵고 규모나 강도 면에서도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에 연행돼 구금 중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번 시위 발원지였던 테헤란에선 시위가 둔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이번 주 초까진 시위를 완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30일 "생계 압박에서 나온 자연스런 압력"이라며 시위를 "공식 인정한다"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부에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고 게시했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시위 발생 다음날인 29일 사임했다.

동시에 당국은 추위로 인한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지난달 31일을 갑자기 휴일로 지정했다. 영국 BBC 방송은 많은 이란인들이 이를 연휴 연장을 통한 시위 억제 시도로 봤다고 전했다. 이란에선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이고 토요일인 3일은 종교 축일인 이맘(영적 지도자) 알리 탄신일이다.

다만 이란 검찰총장은 지난달 30일 "평화적인 생계 시위는 사회적이며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의 일부"지만 "경제 시위를 불안정, 공공 재산 파괴, 외부 설계 계획 실행 도구로 전환하려는 모든 시도는 법적, 비례적,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폭력 시위 진압을 예고했다.

강경 진압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대화 문이 닫히지 않았음을 강조 중이다. 1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영 방송으로 중계된 행사에서 "이슬람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린 지옥에 갈 것"이라며 여전히 시민 요구에 귀 기울일 의사가 있음을 피력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1일 당국이 노동조합 및 상인 대표들과 직접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권은 내부 경제 문제 및 시위 외에도 이스라엘과 재충돌 가능성이라는 위협에 직면한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이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때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에선 이란이 미사일 생산을 재개하고 있다는 첩보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재충돌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란이 재무장을 시도한다면 "박살낼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이 평화로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고 폭력적으로 살해한다면 미국은 그들을 구출할 것"이라며 "우린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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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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