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소유 의지를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군 투입에 이어 그린란드를 손에 넣으려는 트럼프의 움직임에 미국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 상원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공격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견제구를 던졌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7일 인터뷰를 가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해 타격하거나 침공, 압박할 수 있는 본인의 권한에서 국제법이나 기타 제약은 중요하지 않다며, 군 최고통수권자로서의 권한은 오직 '자신의 도덕성‘에 의해서만 제한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어떤 한계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 가지가 있다. 나 자신의 도덕성이다. 나 자신의 판단이다. 그것이 나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며 "나는 국제법이 필요 없다"라고 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나는 준수한다"라고 말했지만 그러한 제약이 미국에 적용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결정권자는 본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국제법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그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그린란드가 반드시 미국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소유권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왜 그 영토를 반드시 소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임대나 조약을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소유권은 문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제공한다. 소유권은 그런 요소들을 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획득과 나토 유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우선순위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에 대해 미국 없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트럼프의 관점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AP> 통신은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추가 공격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찬성 52표, 반대 47표로 통과시켰다"라며 "공화당 의원 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총 100석의 미 상원 중 공화당은 53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날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발의자인 랜드 폴(켄터키주) 의원과 수전 콜린스(메인주),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주), 토드 영(인디애나주), 조시 홀러(미주리주) 등이다.
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과 정부를 장악하려 하고 있지만, 이번 전쟁 권한 결의안이 통과되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공격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번 결의안이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법률로 제정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결과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공화당 조쉬 홀리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병력을 파견해야겠다'라고 결정한다면, 의회의 의견 수렴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찬성표를 던진 토드 영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작전은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한다"(run)고 발언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것(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베네수엘라의 안정을 위해 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본인의 지역구 유권자 대부분은 미군 파병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 일부 이탈이 있었으나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 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주)는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에 대한 매우 강력한 의지를 이미 보여줬다"라며 "베네수엘라는 그 메시지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공화당은 민주당과 함께 표결해서 미국을 위해 싸우고 방어할 수 있는 우리의 권한을 빼앗으려 한 상원의원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라며 5명의 상원의원들에 대해 "다시는 공직에 선출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 1973년 제정된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은 베트남 전쟁 이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미 헌법을 보면 제1조 제8항에 "전쟁을 선포할 권한"은 의회에 있고 제2조 제2항에 "최고사령관"으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한다고 돼 있는데, 통신은 "실제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의회가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의 권한이 "폭넓은 재량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제정된 전쟁권한법에 대해 통신은 "이 법은 대통령이 병력을 배치한 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하고, 의회의 승인이 없는 경우 60일에서 90일 이내에 군사 행동을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간 민주·공화)양당의 대통령들은 이러한 제한을 일상적으로 어겨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은 미국의 자위권과 국가안보를 크게 약화시키며, 대통령의 최고사령관으로서의 권한을 저해한다"며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위헌이며 헌법 제2조를 전적으로 위반한다"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4일 대통령 전용기에 함께 탑승했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의회의 승인 없이 그린란드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점령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라며 그레이엄 의원이 "최고 사령관은 최고 사령관이다.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린란드 사태는 군사력 사용의 한계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공화당 의원들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해 왔지만, 대부분은 군사력을 동원해 그린란드를 점령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는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반면,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 상황에서 이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보도했다.
통신은 "그린란드는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 영토이기 때문에,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베네수엘라 상황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라며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은 예스퍼 뮐러 쇠렌센(Jesper Møller Sørensen) 주미 덴마크 대사를 만났다. 이 만남에는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뉴햄프셔주)과 주미·캐나다 그린란드 대표부 대표인 야콥 이스보세트센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위커 의원은 회담 이후 "덴마크 측은 오랫동안 점유해 온 땅의 매입이나 소유권 이전 협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며 "그것은 그들의 주권이자 권리"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스보세트센 대표 역시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신은 "민주당은 (트럼프의) 군사 행동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미 준비를 마쳤다"라며 루벤 갈레고(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침공을 저지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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