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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은 미뤘지만, 메시지는 밀어붙였다”…김관영 ‘통합 시계’에 커진 완주 정치권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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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은 미뤘지만, 메시지는 밀어붙였다”…김관영 ‘통합 시계’에 커진 완주 정치권의 반발

연기된 일정, 엇갈린 메시지…도정과 완주 정치권의 인식 차

▲ 지난해 6월, 완주군민과의 대화를 위해 완주군청을 찾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완주-전주 통합에 반대하는 완주군민대책위원회의 거센 항의 속에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프레시안


김관영 전북지사의 완주군 방문이 결국 또다시 무산됐다. 갈등 격화를 우려해 방문을 연기했다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같은 시점에 던져진 메시지는 오히려 통합 논의의 긴박성을 거듭 강조하는 쪽에 가까웠다.

갈등 격화를 우려한 ‘신중한 선택’이라는 도정의 설명과, 갈등의 책임을 피하려는 ‘정치적 언어’라는 기초의회의 반박이 정면으로 맞섰다.

전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당초 22일 예정됐던 완주군 방문을 하루 전인 21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김 지사는 입장문에서 “현시점에서 완주 방문이 완주·전주 통합을 둘러싼 찬반 대립과 갈등을 격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은 완주군의회와 지역사회가 충분히 고민하고 토론할 ‘민주주의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문 연기 직후 나온 김 지사의 일련의 발언과 메시지는 다른 방향을 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지사는 ‘통합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골든타임’, ‘통합열차’ 등의 표현을 통해 통합 논의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은 미뤘지만, 통합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한 셈이다.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완주군의회와 반대대책위의 반발 속에 방문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대립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통합 논의는 전북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의회의 판단이 향후 전북의 진로를 가를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해 완주군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군의회는 “갈등의 원인은 도정에 있다”며, 방문 연기 결정이 갈등 해소를 위한 조치라기보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과 책임을 군민과 의회에 전가하는 정치적 언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지사가 사용한 ‘통합의 시계’, ‘골든타임’과 같은 표현을 두고는 “군민의 판단을 존중하기보다 정해진 결론을 향해 압박하는 정치적 언어”라는 평가를 내놨다. 민주주의의 문제를 속도와 결단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완주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19일 완주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완주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양승수)


이 과정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은 ‘갈등 회피’와 ‘정치적 책임’의 간극이다. 김 지사는 방문 연기를 통해 충돌을 피했다고 설명했지만, 동시에 통합 논의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며 판단의 공을 완주군의회로 넘기는 모양새가 됐다.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두고 도정과 기초의회 간 인식 차가 더 분명해진 셈이다.


결국 이번 완주 방문 연기 사태는 단순한 일정 조정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현장 충돌은 피했지만, 통합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과 책임 공방은 한층 분명해졌다. 방문 연기 자체보다, 이후 이어진 발언과 메시지가 갈등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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