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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만 남은 서울시 공공 돌봄, 조용히 붕괴해가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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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만 남은 서울시 공공 돌봄, 조용히 붕괴해가는 이것

[서울 공공돌봄 시민공청회 그 이후] ① '공공 시설 폐쇄' 효율의 본 모습 "처우 열악, 신뢰 단절, 돌봄 질 하락"

지난해 10월 24일 시민 5000여 명의 청원으로 서울시 공공돌봄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2024년 5월 서울시 산하 돌봄서비스 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해산된 후, 서울시 공공돌봄 정책이 후퇴한다는 우려가 나오던 때였다. 이후 서울시는 공청회에서 제기된 지적에 대해 답변서를 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재설립 및 공공돌봄 확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답변을 공론화하고 반박하는 기고를 보내왔다.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

작년 10월 24일 서울시 공공돌봄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이 2024년 5월 해산된 이후,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재설립 및 공공돌봄 확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서사원 공대위)에서는 '서울특별시 시민참여 기본 조례’ 제9조에 따라 서사원 해산과 이후 서울시 공공돌봄 계획에 대한 시민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공청회는 5000명이 넘는 시민들의 서명으로 개최됐다.

공청회에 참여한 시민, 노동자들은 크게 ①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원 근거로서 공공성 담보 실패 입증 자료, ② 서사원 폐원 이후 실행 중인 돌봄 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의 현황 및 평가, ③ 서울시 통합돌봄 계획 준비 현황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답변서에서 ① 서사원은 비효율성으로 인해 공공성 담보에 실패했고, ② 돌봄 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은 민간 돌봄 서비스 질 개선에 힘쓰고 있으나 성과 평가는 어렵고, ③ 서울시 통합돌봄 계획은 수립 중이라고 응답했다.

서사원 공대위에서는 서사원이 폐원 전까지 담보한 돌봄 공공성의 의미를 서울시가 효율성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고, 이런 공백 혹은 왜곡으로 인해 돌봄 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 역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서울시가 지금과 같은 관점으로 돌봄서비스를 운영·관리한다면, 이후 시행할 서울시 통합돌봄 계획 역시 같은 한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사원 공대위에서는 서사원과 돌봄 공공성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고, 이후 서울시 공공 돌봄 서비스 정책·계획의 개선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기고를 연재하기로 했다.

서울은 돌봄 노동자의 권리 놓치고 있다

먼저 서사원의 설립 배경인 한국 돌봄서비스 전달 체계의 문제와 원인을 살펴보자. 현재 한국의 사회복지사업은 대부분 정부가 이용자의 신청을 받아 수급 자격을 심사, 부여하고 바우처를 발급해 사회서비스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때 이용자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사회복지시설이며,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사회복지시설은 2023년 기준 총 6만 3766개소이다. 이 중 지자체가 설치한 시설은 1만 22개이나, 9731개를 민간의 개인 혹은 법인 등에 운영을 위탁했다. 민간에서 설치·운영하는 시설은 그 외 5만 3744개소이며 이 중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은 3만 1435개이다.

즉 한국의 사회복지시설의 50% 가량은 개인이 설립해 운영하는 시설이며, 공립이 약 1만 개소, 비영리 설립이 약 1만 개소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영세한 개인 영리사업자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주체임을 알 수 있다.(양난주, 2025) 실제로 2022년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실태조사 결과, 10곳 중 6곳은 10인 미만 사업체이다.

한국 돌봄서비스 전달 체계의 높은 민간 의존도, 소규모 민간 돌봄 기관들이 난립하는 구조는 다양한 문제를 낳았다. 가장 큰 문제는 돌봄 서비스의 질이 열악해진다는 점이다. 기관의 규모가 영세하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도 제한된다. 또한 돌봄 기관들은 정부가 정한 시간당 수가 안에서 운영해야 하므로,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주체가 운영하는 돌봄 기관들은 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이윤을 남기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돌봄 노동자들은 비정규직·단시간 위주의 노동을 하게 되고, 열악한 처우를 견디지 못한 노동자들의 이직과 이탈이 빈번해지니 숙련이 축적되지 못하고 이용자와의 신뢰 관계도 단절된다. 민간 운영 기관들이 사회복지시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처럼 돌봄서비스의 질과 돌봄노동자의 처우 모두 열악한 것이 한국 사회서비스에서는 표준으로 굳어졌다. 서울시가 주장한 '효율적인’ 민간 돌봄의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연보를 바탕으로 한 2023년 사회복지시설 현황. ⓒ가사·돌봄 일자리 포럼

서사원은 돌봄 공공성 강화 시도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심화하며 돌봄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민간 의존도가 높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시도에서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됐다. 사회서비스원은 지자체가 설립한 다양한 사회서비스 시설·기관을 공공기관으로서 위탁 운영하고, 재가 센터를 설치·운영해 재가서비스를 직접 공급하는 조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서비스원은 이윤 추구 및 비용 절감 경쟁에 매달리는 민간 돌봄 기관들이 제공할 수 없는, 돌봄노동자와 돌봄 받는 시민 모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특히 서사원은 일부 사회서비스 시설의 직영과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을 기반으로, 사회서비스기관의 표준 운영 모델을 개발 및 보급하고, 서울시 사회서비스 공급 전반을 기획·조정·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종합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려 했다. 한국과 해외의 사회서비스 전달 체계 및 현행을 바탕으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서사원(당시는 서울시 사회서비스재단)의 설립 방향을 검토한 <서울시 사회서비스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에서는 서사원이 개발하고 보급할 사회서비스 기관의 표준운영모델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대상자를 위한 표준프로그램 개발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의 평가체계 개발

·사회서비스기관 및 프로그램의 통합적 질 관리 체계 구축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직무 및 서비스 분석을 통한 표준서비스 개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표준 교육 프로그램 개발

·사회서비스 수가체계의 적절성 평가 및 표준수가체계 개발

·사회서비스기관들의 '표준경영모델' 구축

이처럼 사회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서사원의 시도가 월급제로 돌봄 노동자들을 고용한 것과 사례 관리였다. 서사원의 돌봄 노동자들은 월급제 형태로 근무했기 때문에 소득과 고용이 안정적이었으므로 숙련도와 경력 향상으로 전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

특히 민간에서는 이용자의 요구로 돌봄 제공이 중단되면 돌봄 노동자도 실업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돌봄 노동자들이 이용자의 부당한 요구나 성폭력 등 불법적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사원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직접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시간에 대해서만 급여가 지급되는 민간 기관의 시간제 임금 체계와 달리, 서사원 노동자들은 돌봄 노동 외에도 이동 시간, 직무 관련 교육과 사례 관리 회의, 서류 작성 등 행정 사무 등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월급제를 바탕으로 한 돌봄 노동자들의 근무 안정성은 사례 관리의 토대가 됐다. 사례 관리란 돌봄 노동자들이 자신이 돌본 이용자들의 사례들을 서사원에 전달하고, 서사원 차원으로 해당 사례의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

민간에서는 돌봄의 어려움이 돌봄 노동자와 돌봄 이용자 개개인의 어려움으로만 남는다. 그러나 서사원에서는 사례 관리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조직적으로 책임지고 전문가들과 함께 개선 방안을 찾는다. 2021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서비스 실천사례집 <돌담>에서는 척추 장애와 우울증으로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했던 이용자에 대해 사례 관리 회의를 통해 자립 욕구 형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돌봄을 실천해 성공한 사례가 나온다. 또한 강서종합재가센터에서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돌봄 노동자들에게 치매 이용자 지원에 필요한 외부 전문 교육을 연계하고, 치매 전문가가 참여하는 통합 사례 관리 회의에서 치매 질환이 있는 이용자 특성을 공유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사례 관리가 축적되면 그간 열악하거나 불균등했던 돌봄 서비스의 질을 개선 및 표준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가능한 대목들이다.

▲사례 관리를 통해 요리 및 외부 활동 경험을 유도해 자립이 성공한 돌봄 사례. ⓒ<돌담> 창간호

사례 관리의 전제는 돌봄 노동자들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돌봄 제공 시간 외 사회서비스원에 돌봄의 사례와 문제점을 전달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월급제였다. 이는 시급제가 일반적이고 고용 단절이 빈번한 민간 돌봄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시도이면서, 민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전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 운영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서사원이 폐원되며 이런 모든 시도는 중단됐다.

(2편에 계속)

<참고 자료>

- 한국노동연구원, <가사·돌봄 일자리 포럼>, 2025

-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돌봄서비스 실천사례집 돌담 창간호>, 2021

-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 <서울시 사회서비스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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