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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에는 1억 들인 '하리단길', 낯뜨거운 광고판으로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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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에는 1억 들인 '하리단길', 낯뜨거운 광고판으로 '눈살'

사하구 "자발적 시정 요구할 것"…사실상 손놓은 모습

부산 사하구가 조명 설치에만 1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이며 '서부산 랜드마크 상권'을 선언했던 하리단길이 낯뜨거운 광고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구는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시정을 요구하겠다"며 사실상 손을 놓은 모습이다.

지난 24일 오후 8시 부산 사하구 하단동. 부산도시철도 하단역을 나와 하단 아트몰링 방면으로 걸어가자 아치 형상의 구조물과 함께 '하리단길'이라는 글자 조명이 기자를 반겼다. 사하구가 지난해에만 1억2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인 빛거리 조성사업이다.

그러나 '랜드마크 상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치 구조물 너머로는 무분별한 네온사인과 LED간판이 즐비한 모습이었다. 일대에 유흥가가 밀집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경쟁적으로 내세운 선정적인 광고판들이다. '시각공해'에 가까운 수라장 속에서 한 업체는 여성의 반나체를 묘사한 광고판을 도로변에 내걸고 있었다.

이렇듯 '○리단길' 유행에 뒤늦게 올라탄 하리단길이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거세다. 한 주민은 "언제적 '○리단길'이냐"며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무분별하게 이름이 붙는 것 같다"고 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 송 모 씨는 "자극적인 간판들이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어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하리단길에 여성의 반나체를 묘사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프레시안(강지원)

사하구 측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광고물 점검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가 접수되면 주기적으로 점검에 나선다는 설명이지만 이전까지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시정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근에는 건국고등학교와 부산여자고등학교 등이 있어 청소년들도 일대를 왕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하구는 일대가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게시 내용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하리단길 일대가 부산시의 자율상권 사업으로 지정된 만큼 일부 건물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간판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행정당국이 상업지역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민간 차원의 자정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광고판들이 상인회 차원의 자정으로도 손을 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리단길 상인회에는 구조적인 문제로 유흥업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선정적인 광고판을 내건 유흥업소들에 대해 상인회 차원의 개선 요청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전원석 부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 사하2)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고 빠른 시일내에 유흥업소 업주들과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업주들의 자정 노력과 함께 부산시와 사하구청에도 하단자율상권 사업 등을 통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강지원

부산울산취재본부 강지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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