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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억지주장에도…국힘 "대통령·정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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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억지주장에도…국힘 "대통령·정부 책임"

MOU 명시 안된 법안 '통과' 시점 문제삼은 美에…野 "한미 관세합의 구조 불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관세합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뒤집고 한국에 다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결과적으로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 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 왔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다시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주장하면서 관세 인상 입장을 밝혔다.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계류중이라는 점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거쳐 같은해 11월 관세·통상 팩트시트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를 발표했고, 이에 따르면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부터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법안의 '통과'나 '공포·발효'는 애초에 공개된 한미 간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었음에도 트럼프는 돌연 이를 문제삼으며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런데도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그토록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했던 한미 관세합의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해 체결된 한미 관세합의는 분명히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관세를 소급 인하하기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이를 "국회 비준 시한에 대한 명확한 합의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관세 인상 보복이 가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측이 한미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이를 어기고 관세율을 원점으로 되돌린 상황에서 '합의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송 원내대표는 또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에 대해 우리 당에서는 국회 비준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며 "비준동의 이후 필요하다면 법안을 발의도 하고 통과도 시켜야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정부·여당에서는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없다고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한미 간 팩트시트·MOU 공개 이후 이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를 주장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는 한미 간 합의가 미측에 유리한 협상 결과라는 취지로 "백지시트", "미국측이 원하는 대로 모두 들어준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트럼프의 무역협정이었다"며 "이번 합의는 반드시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회 비준 없는 관세 협정은 국익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 동의 없이 부담만 떠넘기는 위헌적 행위"(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5년 11월 14일 경기 성남시 방문 일정에서)라는 맥락에서였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1월 말 더불어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이후에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서 국회에 대해서 아무런 요구도 요청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 다가올 것을 전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손놓고 있었다"고 했다.

이는 송 원내대표 자신의 한 달 전 발언과 배치된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2일 '대미투자특별법 점검 상임위원장·간사단 회의'에서 "이재명 정부는 매년 200억 달러, 약 30조 원의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긴 한미 관세 협상을 맺어놓고 마땅히 거쳐야 할 국회 비준 절차는 외면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을 기습 제출했다"며 "여당이 발의한 특별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 첫째, 정부차입금과 보증채권 등 사실상 모든 재정수단을 동원함으로써 매년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사실상 재정으로 충당하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둘째,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별도 공사를 만들면서 공공기관 지정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은 특별법 제정 시도를 중단하고 헌법이 정한 국회 비준동의 절차부터 밟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최근 미국 조야의 쿠팡 관련 압박, 안보 부담 증대, 그리고 이번 관세 재인상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신뢰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지 국민적 우려가 크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여당과 신속히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 대미 통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금 당장이라도 국회에서 긴급현안질의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박수영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또 뒤통수 맞은 이재명 정부"라며 "그만큼 한미 동맹과 소통이 약화됐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이재명 정부는 아무것도 몰랐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한국 입법부가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이면에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밴스 부통령이 김민석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손현보 목사의 구속과 편향적인 쿠팡 조사에 강력하게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입법 처리 지연이 아닌,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신과 복합적인 이유가 들어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날 쓴 글은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에 이익이 되는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고,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협정 내용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느냐"는 내용이었다.

재경위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입법 지연에 대한 미국으로부터의 실무적 어필을 받은 바 없었다"며 "한미 합의의 내용은 법안 '발의'였고 '통과시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은) 국회 재경위에서는 정상적 프로세스에 놓여있다"며 "현재 5개 법안이 발의돼 있고, 숙려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월엔 조세심의, 1월엔 인사청문회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 향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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