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李대통령이 띄운 '설탕세' 논란…"가짜뉴스"·"왜곡"?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李대통령이 띄운 '설탕세' 논란…"가짜뉴스"·"왜곡"?

'설탕세' 기사 인용했던 李 "세금과 부담금, 시행방침과 의견조회 달라"

연일 소셜미디어에 정책 관련 의견을 올리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설탕세 시행 비난'은 여론조작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자신이 제안성 글을 올렸던 '설탕 부담금'을 언론이 '설탕세'로 왜곡했다며 "일반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다"고 한 것이다.

논란의 시작은 전날 오전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마약보다 강력한 '달콤한 중독'… 국민 80% "설탕세 도입에 찬성">이라는 제목의 한 언론사 기사를 공유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적었다. 첨부된 기사 이미지에는 "'설탕세' 도입한 해외 사례"라는 글귀도 쓰여 있었다.

이 대통령이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지난 12~19일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보니 국민 10명 중 8명은 첨가당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 이른바 '설탕세'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 제도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당 섭취 억제를 유도하기 위해 제안했으며, 아랍에미리트·태국(2017년), 필리핀·영국·아일랜드(2018년) 등은 이를 실제 도입해 시행 중이다. 해당 기사에는 설탕세 도입에 대한 제안도 담겨있었다.

국가수반인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직접 '의견이 어떠시냐'고 물은 만큼, 이후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관련 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다음달 12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관련 입법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설탕세 도입'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설탕세 다음은 무엇인가. 고혈압 예방을 위해 소금세도 걷겠느냐"며 "국민 혈세를 뿌리며 온갖 생색을 내더니 재정 부담이 커지자 이젠 국민 식탁까지 세금으로 통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 재차 글을 올렸다. 그는 <李 "설탕세 도입해 지역의료에 투자를">, <이 대통령 "담배처럼 '설탕세' 매겨 지역,공공 의료 투자하자"... 도입 논쟁 다시 불붙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 의견을 물었는데 '설탕세 도입'이라고 왜곡했다"며 "지방선거에 타격을 주기 위해 증세 프레임을 만드는 건가.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하시기 바란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언론이면 있는 사실대로 쓰셔야", "설탕부담금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의견을 물었는데 왜 설탕부담금 매기자고 했다며 조작하냐", "하지도 않은 말까지 창작해 가며 가짜뉴스 만드는 건 옳지 못하다"고 거듭 언론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국민의힘의 주장을 인용한 뉴스를 언급하며 "섀도복싱 또는 허수아비 타법"이라며 "일반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고, 시행방침과 의견조회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국민들에게 묻고자 했던 것은 "설탕 부담금"에 대한 의견이지 '설탕세'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또한 설탕 부담금과 설탕세는 다르다고 이날 언론에 공지했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실은 "일부 언론이 '설탕세'로 인용 표기하며 정부가 새로운 과세제도를 도입해 증세할 것으로 보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류 과사용에 대한 우려와 국민 건강 훼손에 대한 공론화 차원에서 설탕 부담금을 사회적 공공 담론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차이를 국민에게 더 잘 알려야 함에도 '증세' 또는 '과세 추진'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관계의 왜곡"이라며 "불필요한 오해와 왜곡을 조장하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통령 본인이 토론을 제안하며 인용했던 기사에도 '설탕세'라는 표현이 사용돼 있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자신이 말한 '설탕 부담금'은 국민 전체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라 특정 이용자 또는 수혜자에게서 걷어 정해진 목적에 한해 지출하는 '부담금'이기에 '설탕세'라는 표현이 '왜곡'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반 시민들의 경우 엄밀히는 세금이 아닌 수도요금·전기요금도 '수도세'·'전기세'로 표현하는 게 보통이기에 '설탕 부담금'을 '설탕세'로 표기한 것이 엄밀성의 결여를 넘어 의도적 의미 왜곡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결국 부담금도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가계부담을 늘리는 실질적 준조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예시로 들었던 '담배' 역시 세금과 부담금이 모두 부과되고 있어 이 또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한 갑에 4500원인 국산 담배에는 담배소비세(1007원), 개별소비세(594원) 등 각종 세금과 함께 국민건강증진부담금(841원)이 추가로 부과된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일반 세원으로 편입되지 않고 금연 및 보건 사업에 한정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부담금'이라는 형식을 강조하려 한 이 대통령의 취지와 달리, 담배의 조세·부과금 구조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할 경우 오히려 물가 인상과 준조세 부담을 먼저 떠올리게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X. 구 트위터) 갈무리

박정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