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권 환수가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목표연도가 제시될 예정이고, 그 목표연도가 2028년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주권 국가의 기본인 작전통제권은 무려 78년 만에 환수된다. 또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자주국방 실현에도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즈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 조미(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 조건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3월에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연합훈련을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자 "북침 훈련"이라고 비난해온 조선이 크게 반발할 것이다.
조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낮아진 이유는 또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외교장관 회담에 관한 미국 국무부의 보도자료에는 "조선(DPRK)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선은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미국이 비핵화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는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선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목에선 한미 정상간의 의기투합과 한미 정책 방향 사이의 엇박자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조미정상회담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었다. 트럼프는 "피스메이커"를,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를 맡겠다는 역할 분담도 거론되었다.
특히 트럼프는 APEC에 즈음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번개팅이 무산되자, "다시 돌아오겠다"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그가 동북아에 다시 오는 시점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4월이다. 4월 조미정상회담 가능성도 이러한 맥락에서 거론되어온 것이다.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핵화는 '무음' 처리하고, 방어와 격퇴뿐만 아니라 반격과 점령까지 포함된 전구(戰區)급 연합훈련은 유예하는 것이 현명할 터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방중 2개월 정도를 앞둔 시점에서 조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입장이 연이어 나오고 말았다.
조미정상회담은 '열리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고 볼 수 없다. 남북관계마저 꽉 막힌 상황에서 김정은-트럼프의 만남은 한반도 정세에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유력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까지 자처하면서 이 회담의 성사에 공을 들여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한반도 정세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악화될 경우에 전작권과 핵문제에 미칠 영향도 걱정거리이다. 김정은 정권이 한미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면, 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건설과 상용(재래식)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을 선포할 공산이 커진다. 더구나 김정은은 9차 당대회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구상들을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이는 핵전력의 다양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를 품고 있다.
이렇게 되면 비핵화의 가능성은 더더욱 멀어지고 전작권 환수에도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조선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이다. 그런데 조선이 핵을 포함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 이들 조건 충족이 불확실해지고 만다.
결국 한미 정상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전작권 전환을 '조건'에서 '시기'로 변경하고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유예를 선언하면서 조미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4월의 기회를 놓치게 되면, 기회를 다시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기에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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