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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범죄자 엡스타인 사건 보고서에 나타난 '코리안걸'…한국인 피해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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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범죄자 엡스타인 사건 보고서에 나타난 '코리안걸'…한국인 피해자도 있었다

미 법무부 공개한 FBI 사건 보고서에 드러나…아동 성매매 벌였던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에서 사건 발생한 듯

미국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수사기록, 법정 증언 등 다수의 자료가 공개되면서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저명한 인사들이 그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인 성범죄 피해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 중 'EFTA01245576' 이라는 일련번호가 매겨진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 20일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을 접수했다. 이 보고서에는 '제프리 엡스타인 : 아동 성매매'라는 사건 제목이 적혀 있었다.

사건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2019년 7월 10일 오전 5시 3분에 접수됐다. 사건 신고자의 생년월일과 휴대전화 번호, 자택 주소 등은 모두 가려져 있어 구체적인 개인 정보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FBI는 보고서에서 신고자가 스스로를 '한국 여성'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FBI는 "신고자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잘 아는 한 남자(엡스타인)를 만나보겠느냐고 물어봤다고 진술했다"며 "처음에는 그 남자가 누구인지 몰랐으며, 친구는 그(엡스타인)가 금발 여성을 좋아한다는 말 외에는 아무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FBI는 "신고자는 그저 그의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곧바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열차를 타고 이동했으며, 기억으로는 센트럴파크와 5번가 인근, 어퍼 이스트 사이드 70번대 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제프리 엡스타인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벌였던 장소로 보인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5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이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그의 호화로운 타운하우스에서 정기적으로 주최했던 만찬 모임"이 있었다며 저택의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고자는 FBI에 이곳이 "저택"처럼 보였고 본인과 함께 동행한 친구는 엡스타인을 의사, 학자 등으로 소개했다고 진술했다.

FBI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신고자와 친구를 "붉은빛이 도는 방"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가벼운 대화로 저녁을 시작했다. 이후 엡스타인은 그들을 "작고 어두운 방"으로 데려갔는데, 신고자는 그 방에서 엡스타인이 그들에게 신체 접촉과 키스를 했다고 진술했다.

FBI는 "신고자는 본인과 친구 모두 알몸 상태였다고 말했으나, 엡스타인과 성관계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신체 접촉과 키스는 '잠깐 동안'이어졌고, 그 후 다른 여성이 엡스타인의 이름을 부르자 엡스타인은 방을 떠났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후 신고자는 친구와 함께 옷을 챙겨입고 그 집을 떠났다고 진술했다. 신고자는 "친구가 돈을 받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으며 "그 친구는 엡스타인을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이전에 여러 차례 돈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신고자는 동행한 친구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고 대학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20세 미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엡스타인이 사전에 동의를 구했는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신고자는 엡스타인의 비서로부터 집으로 온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다시 엡스타인을 만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이에 신고자는 그 전화를 바로 끊었고, 그 이후로는 해당 사건 이후 엡스타인과 어떠한 접촉이나 상호작용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 중 한국인 피해자가 있었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문서. 신고자의 구체적 인적사항은 가려져 있지만 아래 쪽에 'korean girl'(노란색 음영처리) 이라고 명시돼 있다. ⓒ미 법무부

이처럼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엡스타인의 성매매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엡스타인과 관계가 있었던 저명한 인사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엡스타인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장관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 러트닉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엡스타인과 관계에 대해 "2012년 가족 휴가차 배를 타고 섬으로 가던 중 그와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아내와 네 자녀, 그리고 유모들이 함께 있었고, 다른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도 함께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엡스타인이 소유하고 있는 섬에서 1시간 동안 점심을 먹었다고 밝혔는데, 이 섬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벌인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그는 본인이 엡스타인과 "거의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제프리 엡스타인을 만난 것은 제가 뉴욕에서 그의 옆집으로 이사 왔을 때였다"라고 증언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 이후 14년 동안 기억하기로 그를 두 번 더 만났다. 처음 만난 이후 6년 뒤에 한 번, 그로부터 1년 반 뒤에 한 번 더 만났고 그 이후로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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