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로 열린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북 200만 메가시티' 구상을 공식 보고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각 부처 장관들의 보고로 전북 200만 메가시티의 꿈이 더욱 선명해졌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다음 날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한 타운홀 미팅, 균형발전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며 "전북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은 '전북 3중 소외'를 씻어내는 축제와도 같았고, 대통령이 균형발전을 '배려나 시혜가 아닌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으로 규정한 대목에 깊이 공감했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새만금, 피지컬 AI, K-푸드, 재생에너지 허브 등 굵직한 전략 산업이 언급됐다. 각 부처 장관들의 발표는 "전북을 국가 전략의 거점으로 설계하겠다"는 장밋빛 메시지를 쏟아 냈고, 이를 하나로 묶는 키워드가 바로 '전북 200만 메가시티'였다.
이 같은 청사진이 실제로 무르익어 갈 수 있을까.
지난 1월 현재 전북의 인구는 170만 명 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200만 메가시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 보따리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전북의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 통합 논의는 수년 째 답보 상태다. 완주군의회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실질적 논의의 문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
전주·완주 통합은 전북 광역도시화의 상징적 첫 단추로 거론돼 왔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정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권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등 3개 시·군의 특별행정자치구역 추진 역시 이해관계 충돌과 소송전 속에 표류하고 있다.
서로를 향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관계자 간 공식적인 대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내부 통합의 기초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만 메가시티'라는 거대한 담론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9개월을 기다려온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 산업 구상이 구체적으로 언급됐고, 전북이 국가 전략의 한 축으로 호명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는 변화다.
그러나 청사진은 실행의 의지와 구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장관들이 제시한 미래 비전이 아무리 화려해도, 이를 받아 안고 추진해야 할 주체는 결국 지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200만 메가시티'라는 구호는 매력적인 구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통합과 협력이라는 불편한 과제를 외면한 채 구호만 앞세운다면, 이는 또 하나의 '희망고문'이자 '장밋빛 약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는 박수와 환호, 축제의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 오랫동안 누적된 소외감이 현장에서 잠시 나마 씻겨 내려가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하지만 회의장을 나서는 순간, 통합은 멈춰 있고, 지역 간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으며, 인구 감소 추세도 반전의 기미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전북 200만 메가시티'는 분명 꿈이다. 그 꿈을 이뤄내려면 지역 내부의 갈등을 직시하고 이를 풀어내려는 용기부터 필요하다.
메가시티는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합의와 통합, 그리고 실행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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