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7일 오전, 전북 새만금지역에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 등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재벌기업인 현대그룹이 9조원 투자를 약속하는 ‘투자 협약식’이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있었다.
이날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 협약식'이라 명명한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꺼서는 “국가와 국민이 함께 키워온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대대적 투자를 시작한다. 정주영 회장께서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말씀하시며 감격을 표하셨다.
이러한 협약식을 맞은 전북도민과 국내외 언론들은 “현대차, 새만금에 AI·수소도시 만든다”, “9조 원의 통 큰 투자”, “대한민국 경제 지도를 바꾸는 역사적 사건” 등 찬사와 희망의 멘트로 화답하였고, 특히 전북도민들은 “2027년 착공, 2029년 완공을 대통령께서 약속”, “전북이 세계적 수소산업의 메카가 될 것”, “수만 개의 일자리 창출” 등 기대 섞인 핑크빛 전망 일색의 환영으로 답했다.
정말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종전에도 첨단사업 유치 운운하는 홍보가 자주 있었으나 대부분이 대통령께서 네이밍한 ‘희망고문’이 되어 도민들을 괴롭혀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이 많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통령께서 직접 주관하신 사상 초유의 협약이다. 더구나 여느 대통령과 다른 “한다면 하는” 대통령이시다.
둘째, 투자 약속의 당사자가 현대그룹 최고경영자인 정의선 회장이다. 그는 요즘 보기 드문 유교적 명문가 현대가를 이루며, 약속을 목숨같이 여기신 정주영 회장의 장손이기도 하다.
셋째, 협약 대상사업이 시대의 부름에 부응하는 순천형의 사업이라는 것이다. 즉 재편되는 인류의 에너지 질서에 순응하며 따를 수밖에 없는 '천명의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현대그룹에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새만금과 관련된 기존 지도 인사들의 말을 가급적 액면 그대로 받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전문성이 부족한 듯 엉뚱한 결론을 내리면서도 이를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는 짐작은 있으나 여기서 논할 일은 아닌 듯하다. 다만 해묵은 새만금 현안들의 잉태가 이들의 전횡, 즉 '컨트롤 타워'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음을 염두에 두셔야 한다는 당부이다.
둘째, 사실상 당장 사용할 매립재가 없는 상황을 직시하셔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을 증명하듯 새만금호 바닥을 긁어 매립재를 구하는 현행 방식을 추천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방식은 새만금호 수질 악화를 가중시키고 오염 수량만 증대시키는 악수 중의 악수다.
기업의 유연성을 발휘하여 군산항 준설토와 연계해 생각한다면 시간도 돈도 모두 절감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만금호 수질 개선 문제이다. 이는 당부라기보다 묻고 싶은 사안이다.
사실 이 문제는 새만금 사업의 알파이자 오메가인데 이에 대한 검토의 정도를 묻고 싶다.
지금 어울리지 않게 농어촌공사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용역으로 검토 중인 조력발전소의 수질 개선 효과를 믿고 투자를 결정하셨는지, 아니면 추진하려는 첨단산업들이 수질 오염과 큰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셨는지 궁금하다.
정주영 회장님의 신화가 깃든 부남호도 내수면 수질 악화로 불가피하게 수문을 열고 갯벌 재생 사업으로 환원되고 있음을 상기하면, 이 문제가 사업의 존폐를 가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노파심에서 감히 드리는 질문이니 오해는 마시기를 바란다.
끝으로, 전북인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신 현대그룹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을 강력히 환영하며, 대통령님의 각별한 배려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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