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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트랜스젠더 지원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신청 1년 10개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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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트랜스젠더 지원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신청 1년 10개월만

상임위원 전원 허가 의견…안창호 인권위원장, 별도 의견 안 내

고(故) 변희수 하사의 발인 5주년을 맞은 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지원을 위한 '변희수재단'의 설립을 허가했다. 군인권센터 등이 신청서를 제출한 지 1년 10개월 만이다.

인권위는 이날 제6차 상임위원회에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안건을 상정해 가결했다. 이숙진 상임위원 등 상임위원 3명이 모두 찬성했고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형식적·실체적 요건을 다 갖췄다는 데 위원들이 동의했다"며 "특정 위원이 반대 의견을 계속 제시하는 등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허가가 미뤄진 데 대해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에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안건은 조속히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변희수재단 설립 안건은 2024년 5월 군인권센터 등이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이날까지 7차례 상정됐다. 인권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신청 접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처분을 해야 하지만, 의결이 계속 미뤄졌던 것이다. 지난 1월 재개된 논의도 퇴임 직전이었던 김용원 전 상임위원의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연이은 논의 지연에 인권위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는 변 하사 5주기인 지난달 27일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가 지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재단준비위 관계자와 인권위에 실망한 모든 시민에게 매우 송구하다"는 내용의 추모사를 발표했다.

재단준비위는 20일 내 서류를 심사·처분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며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준비위 측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법원 판단에 항소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재단준비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은 5년 전 변희수 하사의 발인이 있던 날이다. 복직, 순직 인정, 국립묘지 안장, 보훈 그리고 법인 설립 허가까지 어느 하나 쉽게 이루어진 일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긴 싸움을 이어온 사람들의 노력 끝에, 또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됐다"고 했다.

준비위는 "안창호 위원장은 변희수재단의 법인 설립 안건을 반동성애 단체들의 법인 설립 안건과 함께 엮어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까지 보였다. 그러나 끝내 무너진 것은 변희수재단이 아니라, 인권을 가로막으려 했던 안창호 위원장의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변희수재단은 법인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 변희수 하사가 남긴 질문을 이어받아, 트랜스젠더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나가겠다"고 했다.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숨진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안장식이 23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변희수재단은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대로 살아가며 의료·노동·주거·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자 설립된 재단이다.

변 하사는 육군 하사로 복무 중이던 2019년 11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 그는 계속 군에서 복무하기를 바랐지만 육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2021년 1월 변 하사를 강제 전역시켰다.

이에 변 하사는 인권위에 진정을 넣고 부당한 전역 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을 함께 제기했다. 이후로도 변 하사는 여군 복무를 청원하는 등 군 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변 하사는 2021년 3월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해 10월 대전지방법원은 변 하사 강제 전역이 위법한 처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변 하사의 죽음으로부터 3년 6개월이 흐른 2024년 4월 국방부는 변 하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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