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급하는 지원금 사업을 추진할 때 외국인 지급대상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1일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러한 취지의 의견을 지난 1월 16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견 표명은 고려인 동포 등 이주민들이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세금을 납부하고 있음에도 제한된 조건 하에서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고 있어 부당하다는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의 진정 제기로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 가입자, 피부양자, 의료급여 수급자인 경우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난민인정자 등에 대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다만 같은 요건을 충족한 다른 체류자격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이 1인 이상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가구에 한해 지급하도록 했다.
진정인들은 "이주민의 국내 체류 목적이나 정주 여부를 고려하여 정부가 처우를 달리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 정당화될 수는 있다"면서도 "외국인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에 '내국인 1인 이상이 포함된 주민등록표에의 등재 여부'를 설정한 것은 체류 목적이나 정주 여부를 판단하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 외국인을 정함에 있어 별도의 제한을 둔 것이 재량의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지난해 8월 기준 20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하는 점 △이주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경기 경기 부양을 위한 지원 정책에서 이주민을 과도하게 배제할 경우 사회적 형평성과 공동체 연대를 훼손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려인 등 외국국적동포들이 역사적·사회적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국적 취득의 어려움으로 제도적으로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으며, 저임금 및 고용 불안정 문제, 주거·사회보장의 취약성으로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정책적 배제는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외국 국적 이주민의 인권 보호와 사회통합을 증진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재정 지원 정책의 적용 대상을 포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유사한 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 영주권자·결혼이민자·난민인정자 외의 다른 체류자격 외국인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는 의견을 각 부처 장관에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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