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등 4개 분야 서비스를 2030년까지 60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살던 곳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 임종기 돌봄 등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돼 있어 기대가 크다.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의 복합적인 돌봄 필요를 충족하는 데 턱없이 모자란 물적 기반을 생각하면 신속한 추진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누가,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할 것인지다. 한국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해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건의료 서비스 공급을 확대한 경험이 있다. 서비스 상품화를 통한 시장 창출이 익숙한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기획이 보건의료와 돌봄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통합돌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돈을 벌 궁리를 하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이는 사회적 필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는 일거양득의 실용적 접근이지만, 가장 먼저 되물어야 하는 질문은 이러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필요가 제대로 충족될 수 있는지다.
살펴볼 연구는 이 지점을 다룬다(☞논문 바로가기: 사모펀드 인수가 미국 호스피스의 돌봄 질에 미치는 영향). 미국 보건의료 분야에서 사모펀드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임종기 돌봄 영역에서도 사모펀드가 소유한 호스피스 기관 수는 2011년 106개에서 2019년 409개로 증가했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경영 전략이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다시 매각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호스피스 서비스는 대체로 정액제 보상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비용 절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모펀드에 인수된 호스피스의 돌봄 질이 인수 전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했다. 분석을 위해 '이중차분법'이라는 방법을 채택했는데, 이는 뺄셈을 두 번 한다는 뜻이다. 즉, 전후 비교만으로는 관찰된 차이가 정말 사모펀드 인수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 흐름에 따른 것인지 구분할 수 없으므로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은 기관들의 전후 차이를 한 번 더 빼준다. 이렇게 하면 시간 흐름에 따른 차이는 소거되고 사모펀드 인수에 따른 차이만 남는다는 논리다. 물론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을 최대한 비슷하게 설정해 두 집단에서 시간 흐름에 따른 추세가 동일해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연구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시장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호스피스 인수 거래를 식별했다. 각각의 거래마다 뉴스와 보도자료, 기업 웹사이트 등을 검색해 인수 여부와 형태, 기관 고유번호 일치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결과 변수인 돌봄의 질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경험한 가족과 돌봄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기존 설문조사 자료(CAHPS Hospice Survey)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가족이 경험한 돌봄 질은 사모펀드 인수 이후 여러 측면에서 나빠지는 경향을 보였다. 8개의 돌봄 질 영역 중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빠진 것은 가족과의 의사소통, 시의적절한 돌봄 제공, 호스피스 평가, 추천 의향 등이었다.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가 변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수 직후 2년을 제외하고 분석했을 때 인수로 인한 돌봄 질의 악화 정도는 더 커졌다. 위 4개 영역에 더해 환자를 존중하는 대우, 통증 및 증상 관리, 가족 교육 등 대부분 영역에서 돌봄의 질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영리 자본에 의한 기관 운영이 실제로 가족이 체감하는 돌봄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연구가 그 메커니즘까지 실증하지는 못했지만, 연구진은 가능한 경로 몇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인력 배치를 축소했을 수 있다. 둘째, 숙련된 임상 인력을 상대적으로 저비용 인력으로 대체했을 수 있다. 셋째, 보상에 유리한 방식으로 환자 구성을 변화시켰을 수 있다.
연구진의 제언은 분명하다. 환자와 가족이 호스피스의 실질적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호스피스 운영에 대한 정부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적 접근의 실용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덧붙여 돌봄 자체를 중심에 두고 논의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돌봄이 자본 축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면 반대로 자본이 돌봄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은 가능할까? "성장이 있어야 분배도 가능하다", "서비스도 확충하고 경제도 활성화하자", 이러한 언설이 누구를 위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돌봄을 위한 자본이든 자본을 위한 돌봄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사람을 위한 돌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 관계가 인간(人間)의 본질적 조건이라면, 우리는 돌봄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
자본을 잘 관리해서 공공성에 기여하게 한다는 전략이 무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이 돌봄 사회로 가는 길은 아닐 것이다. 돌봄 서비스를 대폭 확충하리라는 로드맵의 초입에서 시장적 방식의 대안을 요구하자. 예컨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공동체 중심 돌봄 사업이나 공공병원이 운영하는 돌봄의료센터는 이용자의 다른 선택지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다른 상상력을 가능하게 하는 표지가 된다. "다른 대안은 없다"는 신자유주의 슬로건이 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돌봄이, 우리의 삶이 상품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때 가능할 것이다.
*서지 정보
Watanabe, Y., Abe, K., & Kawachi, I. (2026). Does private equity acquisition impact the quality of care provided in US hospices?. Social science & medicine (1982), 397, 119113. Advance online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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