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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체벌, 독방 감금, 생마늘 먹이기…아이들 학대한 영육아원장 복귀가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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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체벌, 독방 감금, 생마늘 먹이기…아이들 학대한 영육아원장 복귀가 웬말"

피해자들, 제천서 '사퇴 촉구' 무기한 농성 돌입…제천시 "추가 조사 등 논의할 것"

보육원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물러난 시설장이 같은 자리에 복귀한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들이 반발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유년 시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설장 사퇴를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고아권익연대는 제천영육아원 아동학대 피해자들과 함께 6일 오전 충북 제천시청과 제천영육아원 앞에 트럭을 세우고 "제천영육아원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요구는 △범죄 전력이 있는 제천영육아원 원장 즉각 파면 △피해 아동에 대한 공식 사과와 미지급된 자립정착지원금 즉시 지급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이다.

앞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제천영육아원 직원들이 아이를 학대하고 감금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제천시장에게 시설장(원장) 교체 등 행정 조치를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당시 제천영육아원장 박모 씨는 직원을 시켜 나무 또는 플라스틱 막대로 아이들을 체벌하게 했고, 욕설을 하는 아동에게 생마늘과 청양고추를 먹였다.

또한 이 보육원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독방에 감금했으며, 겨울에 온수를 주지 않아 찬물로 씻게 하는 등 학대가 벌어졌다. 보호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지급해야 할 정부 재원의 자립지원금도 주지 않았다.

조사결과 발표 뒤 박 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아동학대 혐의로 150만 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제천시는 인권위 권고에 따라 박 씨를 원장에서 물러나게 했다.

박 씨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23년 4월 같은 시설 원장에 다시 취임했다. 사회복지사업법은 아동학대 등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이도 형이 확정되고 5년이 지나면 다시 사회복지시설장을 맡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학대 피해자들은 지난 2월 26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과거 자신들이 겪은 피해 사실을 다시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박 씨의 복귀 사실을 알았다.

피해자들은 박 씨의 복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에는 총 15명의 피해자가 참여해 박 씨의 파면을 촉구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이날 최승환 제천시장 권한대행을 만나 학대 경험 및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피해자들은 "2013년의 비극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박 씨의 복귀는) 제천시청의 감시·감독 의무 불이행이자 한국의 아동복지제도 전체가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의 개인성을 말살하고, 존엄성과 개별성을 지우고, 관리자의 폭력을 정당화하고, 퇴소 후에도 평생 낙인을 지우지 않는 이 시스템 전체를 규탄한다"며 "국가와 제천시청은 이제라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제천영육아원에 한 차례 특별점검을 실시했으며, 학대 피해자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그들이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시설장을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이 시청에 없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시설장 교체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며 "피해자들과 논의하며 시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아권익연대 등은 지난달 20일에도 박 씨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박 씨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에서 "과거 제천영육아원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께 깊이 사과한다"며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외부의 점검과 검증을 겸허히 수용하고, 만약 정밀한 조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확인되면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제천영육아원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고아권익연대는 6일 오전 충북 제천시청과 제천영육아원 앞에 트럭을 세우고 "제천영육아원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집회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고아권익연대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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