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안동강남초등학교에서 추진 중인 운동장 지하주차장 및 복합시설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학부모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사 기간 동안 운동장을 장기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아이들의 ‘놀 권리’가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 자녀를 모두 이 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첫째와 둘째는 체육관 화재 이후 신축 공사로 몇 년간 운동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며 “이제 셋째까지 같은 상황을 겪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뛰어놀면서 자라야 하는데, 현실은 아파트 놀이터로 내몰리고 있다”며 “누굴 위한 주차장인지 모르겠고, 또다시 몇 년간 운동장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자녀를 입학시킨 한 1학년 학부모 역시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기대하며 학교를 보냈지만, 실제로는 몇 년간 운동장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며 “실내 체육관은 공간과 활동에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단순한 시설 확충보다 아이들의 성장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뿐”이라며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희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사회에서도 아동의 놀이 환경은 중요한 권리로 인정된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어린이가 충분히 놀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닌 건강과 발달을 위한 필수 요소로 강조된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이와 거리가 있다.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학습 중심의 생활 속에서 놀이 시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아동의 스트레스와 정서 문제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교직원은 “최근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이 늘면서 신체 활동이 줄고 교우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운동장은 짧은 시간이라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뛰어놀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교육당국은 해당 사업이 단순한 주차장 건설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편의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 조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누려야 할 ‘놀 권리’와 교육 환경 사이에서 어떤 선택과 균형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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