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무소속 후보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 채비를 본격화한 가운데, 국민의힘 안에서 해당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 텃밭인 부산마저 여당에 밀리는 6.3 지방선거 분위기 속에서, 한 전 대표를 범보수 단일후보로 내는 것이 부산 지역 선거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만약 국민의힘이 북구갑에 후보를 낸다면 3파전 구도가 형성되는데, 이 경우 보수 표는 분산되고 여당에 승기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14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북구갑 무공천' 주장은 친한동훈계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시간이 갈수록 북구갑 무공천 요구는 대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구갑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로, 전 의원이 오는 30일까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보궐선거 대상이 된다.
북구갑 무공천 요구는 공개적으로도 터져 나왔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4선 중진 김도읍 의원(강서)은 최근 정희용 사무총장을 만나 북구갑 무공천을 건의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의 북구갑 출마는 기정사실로 확인되는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내면 3자 구도가 된다. 그러면 우리 당이 힘들지 않겠나"라며 "그 어려운 구도가 부산시장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이기는 것보다는 저희가 후보를 내지 않고 범보수 세력인 한 전 대표와 선거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라며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당 지도부는 '무조건 공천하겠다'고 한다면, 선거 결과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겠나. 그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구갑 무공천에 대한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의 공감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상황 자체가 전국적으로 좋지 않다고 인식돼 걱정들을 많이 하고 계신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부산 국회의원 지역구 18개 중 북구갑은 유일하게 민주당이 현역인 곳이다. 때문에 당 일각에선 이곳을 '빅 매치'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선거 흥행에 도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아울러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와 동시에 지역구 지키기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도 긴장감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산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무공천은 해당 행위가 아니라 '애당' 행위다. 국민의힘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분이 제법 많다"며 "북구갑을 탈환하는 건 한 석의 의미를 떠나 부산·울산·경남 전체 지역에 붐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전 대표 역할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산 지역 의원은 "무공천 찬성"이라며 "부산 지역 선거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가급적이면 후보 단일화를 하거나, 당에서 후보를 안 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한 의원도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당권파는 '절대 안 된다'고 하겠지만, 민주당에 대항하려면 힘을 하나라도 더 보태야 한다"며 무공천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시장의 "보수 대통합" 선거 기조와도 맞물린다. 북구갑 무공천을 초기에 주장한 서병수 국민의힘 북구갑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서로 양보하고, 전체적인 선거 구도를 잘 가기 위해서는 무공천 해야 한다"며 "부산 선거가 어려운데, 특별한 이슈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서서히 쓰러져 가서 죽을 수도 있다는 우려와 염려가 있다"고 전했다.
3파전 구도에 따른 보수 표심 분산 우려는 지도부 안에서도 나온다. 당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초선, 부산 사상구)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보수진영이 어떻게든 지혜롭게 힘을 모은다면 북구갑 선거 구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가능한 한 서로 협력하고, 방향성을 조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 부산 의원들은 무공천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주진우(초선, 부산 해운대구갑)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을 포기하는 것은 정당의 본분을 잃는 것"이라며 당이 북구갑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서지영(초선, 부산 동래구) 의원은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최대한 우리 당의 후보를 내는 게 정당의 임무"라고 잘라 말했다.
당권파 "후보 낸다"…김민수 공천도 거론
당권파는 무공천은 "해당행위"라며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서 장동혁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것이 제1야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고, 부산 출신의 김민수 최고위원은 당권파의 전략공천 아이디어로 거론된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무공천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북구갑은 중요한 위치인데, 후보를 안 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자신이 전세 계약을 했다고 밝힌 북구 만덕2동 주민센터에서 이날 오후 전입신고를 마쳤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 끝까지 정치하겠다", "오래 살겠다"며 "동남풍을 일으켜서 부산에서 새로운 정치, 보수 재건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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