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총장 정재연) 춘천캠퍼스(캠퍼스총장 임의영)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유춘동 교수가 일제강점기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신소설 ‘방산월(芳山月)’의 1930년 판본을 발견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방산월’은 일제강점기 세창서관에서 발행한 것으로, 강원도 양구 방산 강변에서 벌어진 살인 미수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과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성취되는 과정을 함께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전개는 통속적인 연애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전통 서사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남녀 주인공은 한시의 교환, 신표의 전달, 꿈을 통한 계시와 같은 장치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결실에 이르며, 이는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 속에서도 고소설의 서사 관습이 여전히 깊게 작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결말을 통해서는 시대의 소설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혼인과 신분 문제에서는 전통적 질서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녀 주인공의 결합은 서울의 권세 있는 집안과 지방의 미약한 좌수 집안 사이의 혼인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신분 질서를 근본에서 뒤흔드는 방식이라기보다 기존 질서 안에서 사랑이 승인되는 방식에 가깝다.
또한,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현실을 배경으로 조선 의병과 일본 헌병을 뚜렷하게 대비해 그리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의병은 혼란과 위협의 존재로, 헌병은 질서를 회복하는 주체로 형상화되며, 이는 식민지 시기를 바라보는 일정한 친일적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당대 대중서사의 이면을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아울러, 작품 속 강원도는 금강산 유람과 소양정의 풍류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소인 동시에, 의병 봉기와 치안 불안이 공존하는 긴장된 공간으로 그려지며 일제강점기 당시 지역 인식의 한 단면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방산월’은 그동안 잘 확인되지 않고 있었던 희귀 자료의 발견이라는 점에 있어서, 일제강점기 강원도의 인식을 읽어낼 수 있는 역사적 사료일 뿐만 아니라 신소설 연구의 외연을 넓히는 중요한 문학 자료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애소설의 외형 속에 고소설의 서사 문법, 식민지 시기의 친일 의식, 지역에 대한 공간적 상상력을 함께 담아내고 있어 한국 근대문학의 이행기를 해명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유춘동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2일 “이 소설의 의미는 강원도의 또다른 발견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신소설 ‘방산월’은 단순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 한 편이 추가되었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강원도가 문학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재현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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