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재혁의 세무 이야기]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재혁의 세무 이야기]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출구를 막는 세제와 규제의 결합 구조

현재 다주택자를 둘러싼 세제와 규제 환경을 보면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보인다. 매각, 증여, 보유 어느 선택을 하더라도 일정한 부담과 제약이 뒤따르는 구조라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들이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되면서 사실상 출구를 좁히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보유를 지속할 경우 공시가격 증가에 따른 보유세 동반 증가라는 구조가 형성된다. 매각을 선택할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적용되며, 일정 기간 유예가 있었지만 그 역시 종료를 앞두고 있어 매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부담부증여의 규제 충돌 문제

증여는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검토되는 대안 중 하나지만, 그 경로 역시 제한적이다. 일반 증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절차상 제약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부담부증여는 구조적으로 양도와 증여가 결합된 형태로 취급된다. 이 과정에서 채무 인수 부분은 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과세될 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허가 대상 거래로 판단되어 별도의 행정 절차까지 요구된다.

문제는 부담부증여의 실질이 사실상 가족 간 자산 이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 형태만을 기준으로 매매와 동일한 규제 틀을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는 증여임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제도의 취지와 적용 방식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거래 제약과 동결효과

여기에 더해 금융 규제 역시 거래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정상적인 매매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이 형성되어 있다. 결국 매각은 세 부담과 수요 제약, 증여는 취득세와 행정 규제, 보유는 보유세 증가라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납세자의 선택이 자연스럽게 ‘유지’로 수렴될 수밖에 없고, 이는 전형적인 동결효과로 이어진다. 거래가 줄어들고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게 되면서 시장 가격의 경직성이 강화되고, 이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이 부족해지는 상황은 주택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주거 접근성을 더욱 낮추는 결과로 연결된다. 특정계층을 향한 과도한 행정규제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출구 전략의 필요성

따라서 현재의 정책 구조는 개별 세목이나 규제의 타당성을 넘어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의 보유를 억제하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이해할 수 있으나, 동시에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는 출구 전략 역시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우선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로를 일정 부분 열어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자산의 조기 이전을 통해 증여세 세수를 확보하는 한편, 자녀 세대로의 부의 이전을 앞당겨 경제활력 제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실수요자에게 매각되는 경우에는 일정한 세제 완화를 통해 거래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여 가격 형성 기능을 정상화하고,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책 메시지가 필요하다

지금의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는 자연히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에게 과연 어떤 선택을 하라는 것인가. 다주택자에게 증세를 통한 세수 확보만이 정책 목적이 아니라면, 시장 흐름을 조성하는 일관된 정책 메시지가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의도하는 방향이 시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출구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마지막으로, 시장의 자정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가격 상승 억제와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를 유지하되, 공급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통해 시장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접근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