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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육수(肉水)’와 ‘채수(菜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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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육수(肉水)’와 ‘채수(菜水)’

매번 식당에 갈 때마다 헷갈리는 것이 있다. 특히 탕이나 찌개를 먹을 때면 “이것이 맞는 말인가?” 하면서도 여전히 그렇게 말하는 것, 그것은 바로 ‘육수(국물)’이다. 항상 무엇을 먹든지 간에 한참을 먹다 보면 국물이 졸아서 부족하게 되고, 그러면 여지없이 “여기요, 육수 좀 더 주세요.”라고 한다. 그러면 식당 주인은 그냥 뭔가 모를 국물을 한 사발 부어주고 간다. 왜 사람들은 모든 국물을 육수라고 할까 궁금했다. 사전에서 육수(肉水)를 찾아보면 ‘고기를 삶아 낸 물’이라고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고기를 끓인 찌개를 먹을 때는 맞는 말인데, 김치찌개나 부대찌개 등을 먹을 때는 육수라고 하기가 조금 어색하다. 필자는 음식 만드는 법에 관해서는 아주 맹물(?)이다. 그래서 주변에 식당하는 사람이나 요리사로 근무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 글을 쓴다.

일반적으로 식당 주인은 대부분이 국물에 대한 일반적인 지칭으로 ‘육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고기 끓인 물이든, 야채를 끓인 물이든지 할 것 없이 모두 ‘육수’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는 교사들은 달랐다. 육수와 채수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채수(菜水)’는 국어사전에는 실리지 않았다. 즉 표준어로 등재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조만간 등재해야 할 단어 중 하나임이 확실하여, 이제부터는 육수와 채수를 구분하여 쓸 것을 권장한다. 학교 영양사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를 기르는 아기 엄마들도 ‘채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이유식을 만들 때 육수보다는 채수를 많이 사용하고, 그것에 대한 정보도 서로 활발하게 교환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채수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참으로 생소했고, 그 말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오늘은 육수와 채수의 개념을 살펴보고 사전에 어떤 의미로 등재하여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먼저 육수의 개념과 예를 살펴보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육수란 ‘고기를 삶아 낸 물’이다. 먼저 예문을 보자,

냉면 육수가 새큼달큼하여 먹을 만하다.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를 닭 육수에 넣어 먹었다.

요즘은 냉면을 동치미 국물이나 꿩 육수에 말아먹기도 한다.

다시마 육수를 채소와 함께 끓여 동태전, 두부전 등을 넣으면 담백한 전골이 된다.

여기서 다른 것은 다 이해가 되는데, 마지막 문장과 같은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만두나 냉면을 만들 때 국물을 닭고기나 꿩고기 등으로 푹 고아 우려내서 만든다. 그러므로 육수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데, ‘다시마 육수를 채소와 함께 끓인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시마는 해초임이 확실하다. 고기가 아닐진대 어쩌자고 육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어사전의 관점에서 본다면 육수가 아님이 확실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채수(菜水)’라는 말을 사전에 등재할 것을 권한다.

‘채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채소의 비표준어, 채소(菜蔬 : 식용으로 재배하는 풀)’이라고만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채소를 끓인 물’은 ‘채수’라고 하여 등재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채수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지만 ‘채수 만드는 법’과 같은 글에는 엄청나게 많이 있음을 본다. 예를 들면 ‘고기 없어도 맛있다. 00스님의 채식 된장찌개 레시피 끓이는 법, 깔끔한 채수 만드는 법’, ‘채수 요리 / 채수 활용법 / 채수 보관법’ 등과 같이 엄청나게 많이 등장한다. 이미 서울 사는 교양있는 사람(주로 여성이겠지만)들이 두루 쓰고 있으므로 표준어에 등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육수와 채수는 엄밀히 다른 의미이므로 이제는 구분해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고기 끓인 물은 육수’, ‘채소를 끓인 물은 채수’라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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