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앞둔 주말,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극우 성향 유튜버 집회가 열리면서 시민들과 5월 단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경찰이 집회 관리와 충돌 방지를 위해 인력을 동원했지만, 현장 곳곳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16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4가 일대. 윤 어게인 집회 현장 주변에는 충돌 방지와 도로 통제를 위한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경찰 통제 아래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적힌 깃발과 태극기를 들고 "윤석열 대통령", "윤어게인, 우리가 지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오른 일부 참가자들의 발언은 시민들의 반발을 키웠다. 한 참가자가 "시민이 경찰 무기고를 턴 게 폭도가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현장을 지나던 광주 시민들은 즉각 항의했다. 광주를 '외국'에 빗대는 듯한 지역 비하성 발언도 이어지면서 시민들과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고성이 오갔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0대·여성)는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을 하고 있다"며 "진실을 외면한 채 착각에 빠진 것 같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집회 참가자와 시민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는 장면도 이어졌다. 택시와 승용차들은 경적을 울렸고, 일부 시민들은 집회 발언을 향해 항의했다.
광주 신창동에 거주하는 A씨는 "5·18을 앞두고 광주에서 이런 집회를 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5·18 주간을 맞아 경상도에서 광주를 찾았다는 한 방문객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장에는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도 몰려들었다. 일부는 메가폰을 들고 집회에 맞대응하거나 참가자들을 향해 항의하면서 현장 혼란은 더 커졌다.
긴장감은 5월 단체들이 현장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고조됐다. 극우 성향 유튜버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충장로에서 집회를 열었던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과 금남로 일대에서 '주먹밥 나눔' 행사를 진행하던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항의를 위해 극우 성향 유튜버 집회 장소 인근으로 이동했다.
이에 경찰은 차량을 통제하고 양측 사이에 저지선을 형성해 물리적 충돌을 차단했다.
동부경찰서는 현장 방송을 통해 "현재 오사모는 집회 장소를 이탈했다"며 "집회 장소로 복귀해 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오월어머니회 관계자들은 "못 간다. 그냥 잡아가라"며 소리치며 반발했다. 일부 회원들은 바닥에 앉아 항의했다.
오사모 회원들도 극우 성향 유튜버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항의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맞서 나오면서 한때 몸싸움 직전의 상황이 벌어졌고, 경찰은 양측을 제지했다. 경찰은 현장 방송을 통해 "유튜버들은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방송했다.
교통 혼란과 시민 불편을 우려한 오월어머니집·오사모 회원들은 경찰에 제지된 장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원래 장소로 되돌아가며 상황은 정리됐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기념일을 앞두고 광주에서 이 같은 집회가 열린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춘희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작년부터 극우 유튜버들이 광주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며 "이곳은 민주화운동의 성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곳에 와서 왜곡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광주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당초 극우 성향 유튜버 집회는 금남로 일대에 신고됐지만 이날 금남로 일대에서는 민주평화대행진 등 5·18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경찰의 조정 요구에 따라 집회 장소가 충장로 일대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평화대행진과의 직접 충돌은 피했지만 오월단체와 시민들과의 갈등을 겪으며 충장로 일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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