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를 불과 보름 앞둔 대전시장 선거판이 다시금 거친 네거티브로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캠프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의 과거 발가락 부상으로 인한 병역면제 의혹을 또다시 전면에 끄집어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측은 상대 후보의 병역문제를 겨냥해 “대전시장은 전쟁 유사시에 대전을 지키는 민·관·군·경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이다”라며 지휘관의 안보 자격을 강조했다.
신체적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지자체 수장의 투철한 안보관과 강건함이 지역방위의 자격요건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은 스스로를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철통같은 ‘사령관’으로 포장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타인에게 그토록 엄격하게 요구하는 ‘유사시 의장의 책무’와 안보에 대한 책임감이 정작 본인이 대전시장이라는 자리에 앉아 마주했던 12.3 비상계엄 발동의 밤에도 일관되게 적용되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날 밤 대한민국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 통째로 흔들렸다.
서울 상공에는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선회했고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군인들이 진입했으며 국회 앞 거리에는 탱크와 장갑차가 등장했다.
위기가 언제 어떻게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대전시는 부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비상소집령에 따라 한달음에 시청으로 출근해 밤을 새우며 비상근무를 섰다.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태로부터 대전과 시민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대전을 총괄해야 할 ‘최고사령관’ 이장우 시장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시청 지휘실이 아닌 자택에 머물며 유선으로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했다.
이후에도 “대전시에 무슨 일이 벌어져야 안전을 얘기하지 않겠느냐”며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시청에 나가는 게 정상인가”라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대전에 아무런 유혈 사태도, 군대의 물리적 이동도 없었으니 자택에서 전화기로 지시했어도 업무 공백은 없었다는 논리다.
상대에게 엄중한 안보책임론을 일갈했던 이 후보가 정작 자신에게는 ‘결과적으로 아무 일 없었으니 집에 있어도 문제없다’는 논리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휘관의 존재 이유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평시가 아니라 1%의 확률이라도 최악의 사태가 터질 수 있는 ‘만약’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헬기와 탱크가 움직이던 그 긴박한 순간에 만약 대전에서도 우발적 충돌이 발생했다면 안방에서 전화기를 들고 있던 의장이 즉각적인 지휘를 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허겁지겁 시청으로 나와 대처하는 것은 이미 지휘관으로서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후 수습과 행정 처리는 시스템에 의해 관료들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상대의 신체적 약점까지 들춰내며 “유사시 대전을 지킬 방위협의회 의장”을 외치는 이장우 후보, 그러나 정작 진짜 유사시가 닥쳤을 때 실무진은 현장으로 내몰고 자신은 ‘자택 대기’를 택했던 그 행적을 두고 유권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타인에게는 안보와 책임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밀고 자신에게는 무사안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제 선택은 대전시민들의 몫이다.
오는 6월3일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은 선거과정에서 제시되는 안보구호의 진정성과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책임감의 무게를 차분히 짚어보며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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