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몸짓으로 뒤섞인 거대한 난장이 춘천 도심 한복판을 집어삼켰다.
초여름을 재촉하는 뜨거운 햇살 아래 시민과 관광객들은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함께 뛰고 춤추며 올해 춘천마임축제의 서막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 중앙로와 마지막이라 더 특별했던 ‘물난장’
세계 3대 마임축제이자 춘천의 대표 문화 브랜드인 ‘2026 제38회 춘천마임축제’가 24일 춘천 중앙로 일대에서 개막난장 ‘아!水라장’을 선보이며 8일간의 대여정에 돌입했다.
올해 축제는 ‘몸풍경’을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춘천 전역을 예술의 열기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아!水라장은 지난 2006년 첫선을 보인 이후 대한민국 최초의 물난장형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춘천마임축제를 상징하는 최고의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아왔다.
특히 올해 개막난장은 중앙로 아스팔트 위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아!水라장으로 기록돼 그 의미를 더했다.
내년부터는 축제극장몸짓 일원으로 무대를 옮겨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개막난장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이날 개막선언에는 현준태 춘천시장 권한대행, 정재연 춘천마임축제 이사장, 유병희 KBS춘천방송총국장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시민들과 한목소리로 “마임은 춘천의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외치며 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선포했다.
현준태 춘천시장 권한대행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지난 38년간 춘천의 오늘은 늘 춘천마임축제와 함께해왔다”며 “아!水라장은 설레는 시작이다. 축제를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이 순간을 함께하고 있는 시민 여러분 모두를 환영한다”고 축사했다.
◇ 도시의 멈춰있던 감각을 깨우다
올해 개막난장은 축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몸풍경 3개년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장인 ‘정화에서 전이로’를 주제로 기획됐다.
지난해 ‘정화의 몸’을 통해 내면의 감각을 비워내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세포마다 멈춰있던 감각을 깨우고 도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다시 연결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두성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주제공연 ‘물의 숨, 깨어나는 몸, 물드는 몸’은 그 정점이었다.
프로젝트팀 ‘몸꾼’과 ‘프로젝트 루미너리’가 참여한 이 공연은 물의 유려한 흐름과 인간 신체의 한계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결합해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 정장 입은 퍼포머와 마임맥주
축제의 시그니처 거리공연인 ‘슈트맨’도 단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퍼포머들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앙로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과 익살스럽게 호흡했다.
여기에 춘천의 로컬 양조장 감자아일랜드와 협업해 탄생한 ‘마임맥주’를 활용한 퍼포먼스 ‘비바 라 비다, 건배!’가 펼쳐져 축제 특유의 유쾌함과 활력을 더했다.
국내외 실력파 예술가들의 라인업도 탄탄했다.
직시, Mr. 코피니, 잠시드벡 미르자예프, 삑삑이, 에밀리아노 알레시 컴퍼니 등이 참여해 마임, 서커스, 거리극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퍼포먼스를 쏟아내며 도심 전체를 거대한 야외 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
◇ 물총 싸움부터 실내 극장까지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물놀이존 ‘워터붐’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물총 싸움을 벌이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복잡한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양존과 키즈존도 별도로 운영돼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도심 속 뜨거웠던 열기는 해 질 무렵 실내 극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중앙로 야외 축제가 끝난 오후 5시부터는 축제극장몸짓에서 개막작 ‘판옵티콘 & 코지마야 만스케 극장’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거리의 자유로움과 극장의 몰입감,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물 흐르듯 연결되며 축제 첫날의 예술적 깊이를 묵직하게 확장했다.
◇ 8일간 이어지는 ‘몸짓의 향연’
춘천시 관계자는 “올해도 춘천 전역이 다양한 몸짓과 예술적 감성으로 물드는 최고의 축제가 막을 올렸다”며 “많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오직 춘천마임축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롭고 특별한 에너지를 마음껏 누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심을 들썩이게 한 아!水라장으로 강렬한 첫발을 뗀 제38회 춘천마임축제는 오는 31일까지 행보를 이어간다.
축제 기간 일상 공간에서 문득 예술을 만나는 ‘걷다보는마임’, 커뮤니티 공간인 ‘COMMONZ·봄’, 예술적 파격을 선보일 ‘예술난장 X’, 축제의 하이라이트이자 밤새도록 난장이 펼쳐지는 ‘밤샘난장 도깨비난장’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주차장, 축제극장몸짓 등 춘천 전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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