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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오작동이겠지”…반복된 화재경보에 무감각해진 대전 서구 LH 임대주택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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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오작동이겠지”…반복된 화재경보에 무감각해진 대전 서구 LH 임대주택 주민들

반복된 허위 경보에 ‘양치기 소년’ 된 서민들… “진짜 화재 나면 더 큰 참사 우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대전 서구의 한 매입임대주택에서 1년 넘게 화재경보 오작동이 반복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 AI생성이미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대전 서구의 한 매입임대주택에서 1년 넘게 화재경보 오작동이 반복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해당 건물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반복되는 대피 소동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주민 A씨에 따르면 해당 임대주택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재 비상벨과 대피 안내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렸다. 갑작스러운 사이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으니 즉시 대피하라”는 방송이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질 때마다 주민들은 잠을 자다 말고 황급히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야 했다.

초기에는 실제 화재 상황으로 인식한 주민들이 다급히 119에 신고했고, 현장에는 소방차와 경찰차까지 출동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점차 경보에 무감각해졌고, 최근에는 상당수 주민들이 “또 오작동일 것”이라며 대피조차 하지 않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입주민 B씨는 “반복된 오작동으로 주민들이 사실상 ‘양치기 소년’ 상황에 놓였다”며 “실제 화재가 발생해도 대피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한밤중 발생한 화재경보 상황에서는 노약자 입주민 40여 명이 비상계단을 통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얇은 옷차림으로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 속에 건물 주변에 모여 있었지만, 당시 관리실과 방재실은 모두 문이 닫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즉시 119에 신고했지만 소방차는 10여 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건물 내부 상황을 즉시 확인할 관리 인력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건물 내부 점검에 나섰지만, 관리실과 방재실 출입이 제한돼 초기 상황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약 40여 분이 지나서야 관리 담당자가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당국과 함께 확인한 결과 해당 상황은 화재가 아닌 경보 시스템 오작동으로 결론 났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확한 상황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약 50분 가까이 한겨울 추위 속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입주민 상당수는 극심한 불안과 추위로 큰 고통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주민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입주 18개월 동안 거의 20 차례 반복됐는데도 정확한 원인 분석이나 근본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관리 체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주민들은 화재경보 오작동이 장기간 반복되는 동안 LH와 대전서구청, 소방당국 모두 뚜렷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민들이 또 오작동이라고 생각해 대피하지 않는다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계기관이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반복된 경보 오작동으로 불편과 불안을 겪은 입주민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현재 여러 방면으로 원인을 점검하며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고, 소방당국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 입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근

세종충청취재본부 이동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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