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전주시와 전북특별자치도의 재정건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주시민회는 8일 입장을 밝히고 "민선 8기가 남긴 가장 큰 과제는 과도한 부채 문제"라며 "새롭게 출범하는 지방정부는 재정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회는 특히 전주시와 전북도의 최근 채무 증가세를 지적하며 "보여주기식 개발사업과 정치적 이벤트에 매몰된 결과가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전주시 재정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인은 후보 시절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의 공식 채무가 6891억 원에 달하고, 본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필수 경비와 각종 사업 부담금까지 포함하면 실질 채무는 1조 원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조 당선인은 당시 "전주시 재정은 사실상 1조 원 빚 폭탄 상태"라며 "재정 운영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재정위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지방채 규모가 법정 관리 범위 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채무비율 역시 행정안전부 재정위기주의 기준인 25%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증가한 지방채 상당 부분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매입과 도로 개설, 종합경기장 개발, 전주컨벤션센터 건립 등 공공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성 사업에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지방채 자체보다 채무 증가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전주시는 민선 8기 출범 당시 2000억 원대 후반 수준이던 지방채가 최근 6000억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재정 상황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지방재정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북도의 채무 증가율은 2024년 19.5%, 2025년 14.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각각 두 번째와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도 약 155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단기간 내 채무 증가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정치적 경기순환 이론(Political Business Cycle)'을 제시했다.
선거를 앞둔 지방정부가 각종 개발사업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경향이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주시민회는 이와 관련해 "전북도의 채무 증가와 대규모 사업 추진 역시 선거를 앞둔 재정 확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회는 김관영 전 지사가 역점 추진했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전략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는 있었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을 수반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며 "지금 와서 보면 유치 경쟁이 중단된 것이 오히려 지역에는 행운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민회는 또 "30여 년간 이어진 특정 정당 중심의 정치구조 속에서 정치권과 개발업자 간 유착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재정 악화와 무리한 개발사업 추진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북도는 현재 채무비율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재정건전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무 규모 자체보다 채무가 사용된 목적과 향후 상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북지역 한 재정 전문가는 "공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방채 발행 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최근 전주시와 전북도 모두 채무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은 사실인 만큼 민선 9기에서는 재정건전성과 사업 효과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선거를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전주시와 전북도 행정은 대규모 개발사업의 지속 여부와 함께 늘어난 지방채 관리,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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