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억 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영치금 일부를 매달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가해자 이모씨는 최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압류금지 채권 범위 변경 신청을 냈다. 이씨는 병원비와 수용시설 매점 이용 등을 이유로 매월 10만∼15만원가량의 영치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김모씨는 앞서 이씨를 상대로 낸 1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지법은 2024년 10월 김씨의 손을 들어줬고 이후 피해자는 이씨가 교정시설에 보관 중인 영치금을 압류해 배상금을 회수하려 했다.
하지만 실제 배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 측은 이씨의 영치금 잔액이 1000원도 남지 않은 수준이라 압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해왔다. 일부 보도에서는 피해자가 영치금 압류를 통해 회수한 금액도 수십만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피해 회복이 막힌 상황에서 가해자의 영치금 사용 보장 요구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피해자가 직접 교정시설에 영치금 잔액을 확인하고 압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구조라면 범죄 피해자의 권리구제는 판결문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씨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피해자가 압류할 수 있는 영치금 가운데 일정 금액은 매달 가해자 사용분으로 제외된다. 병원비 등 불가피한 지출은 사안별로 판단할 수 있지만 가해자가 자발적 배상은 하지 않은 채 매달 일정 금액의 사용권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법조계에서는 수형자의 경우 의식주가 국가에 의해 제공되는 만큼 일반 채무자의 생계비 보호 논리와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외래진료 등 특별한 비용이 필요하다면 개별 소명 절차를 통해 판단할 수 있지만 매월 고정적인 영치금 사용을 보장하는 방식은 피해자의 채권회수권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씨는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뒤쫓아가 폭행하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또 피해자에게 보복성 협박 발언을 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영치금 사용 문제가 아니다.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조차 피해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에서 가해자의 재산 보호가 피해 회복보다 앞서는 듯한 구조가 반복될 수 있는지를 묻는 사안이다. 법원의 판단은 수형자의 제한적 재산 사용 범위뿐 아니라 범죄 피해자 배상 실효성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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