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회사의 위탁계약이 고객 체납 요금까지 영세 사업자에게 떠넘겨 수천만 원을 감수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도시가스㈜ 김제지역관리소를 15년간 운영해 온 양병기 소장은 26일 오전 전주역에서 '전북도시가스는 사용자의 가스요금 대납이 웬말이냐' '일방적 계약으로 한 가족 생계를 위기에 빠뜨린 전북도시가스를 고발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양 소장은 2011년 6월부터 김제지역관리소를 운영해 왔으며 계약 종료를 앞둔 현재까지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일을 멈추면 손해배상 청구를 받을 수 있어 시민 안전 업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15년 동안 성실히 일했지만 회사의 계약과 수수료 체계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체납액 수수료 공제 △3개월 이상 체납 고객 지역관리소 전가 △24시간 출동 요구·당직수당 미지급 △수수료 기준·변경 권한 회사 일방 결정 △8100만 원 이상 손실 누적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전북도시가스는 김제지역관리소에 안전점검, 검침, 고지서 송달, 계량기 교체, 전입·전출 세대 조치, 가스누출 신고 처리, 책임수납 등 현장 업무를 맡겼다. 양 소장은 이 과정에서 업무 책임뿐 아니라 고객 체납과 인건비 부담까지 지역관리소로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시가스와 김제지역관리소가 체결한 운영계약서에는 운영절차서, 요금관리업무절차서, 고객시설관리절차서, 고객시설유지관리절차서, 매출채권관리업무절차서 등을 계약 변경 사항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서에는 지역관리소가 회사 업무를 대행하면서 법규와 공급규정 위반 책임을 지고 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관리구역을 변경하거나 분할할 수 있다는 조항과 운영절차서 위반 시 회사 결정으로 계약을 중도 해지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그는 "계약서에는 운영규정에 따른다고 돼 있지만 실제 기준은 별도 절차서와 전산 기준에 따라 움직였다"며 "지역관리소가 회사 지시에 따르지 않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말했다.
지역관리소운영절차서에는 지역관리소가 가스사용시설 안전관리와 요금업무 대행자로 지정된 사업자라고 기재, 업무 범위에는 안전점검, 검침, 송달, 가스계량기 교체, 전입·전출 세대 공급 및 막음조치, 가스누출 신고 처리, 책임수납, 고지서 송달 등이 있다.
그는 "고객이 3개월 이상 가스요금을 체납하면 본사가 지역관리소로 넘겨 요금을 받으라고 했다"며 "단독주택처럼 계량기가 밖에 있으면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계량기가 집 안에 있으면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체납액을 지역관리소 수수료에서 공제했다"며 "도시가스는 손해를 보지 않고 지역관리소가 소비자 요금을 대신 떠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도시가스 요금을 왜 지역관리소가 변제해야 하느냐고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제 와서 회사가 바꾸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이미 손실은 8100만 원 넘게 누적됐으며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고객이 집에 없어도 회사 기준에 따라 2~3번 방문하고 사진을 찍어 전산에 올렸다"며 "직원이 실제 현장에 나갔는데 점검 완료가 안 됐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은 월급제로 일하기 때문에 실적과 관계없이 인건비가 나간다"며 "회사는 완료된 점검 건수 기준으로만 수수료를 지급해 손실이 계속 쌓였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운영절차서에는 지역관리소가 휴일과 평일 주야간 고객 요구와 긴급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출동 체계를 갖추도록 돼 있고 가스누출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회사에 알린후 현장에 출동해 응급조치를 하도록 한 내용도 있다.
양 소장은 "야간과 휴일에도 출동 대기를 했고 회사가 근무자 확인 전화까지 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별도 당직수당은 없었고 회사는 전체 수수료에 포함됐다는 식으로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파트 점검 수수료 등 일부 항목이 사전 협의 없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줄었다"며 "수수료 기준을 회사가 정하는 구조라 지역관리소는 항의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운영절차서에는 위탁업무수수료가 안전점검, 검침, 송달 등 업무에 드는 원가 등을 참고해 표준단가 방식으로 산정되고 대표이사 승인으로 변경된다고 돼 있다. 회사가 매월 지역관리소의 위탁업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 소장은 "매년 회사가 운영비와 인건비 자료를 제출하라고 해서 냈지만 실제 반영된 적은 없었다"며 "회의 때마다 적자 상황을 설명하고 수수료 현실화를 요구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계열사인 더나인골프장에 직원을 파견하고 인건비를 도시가스 비용으로 처리해 요금 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당시 회사 관계자가 수수료를 올려주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이후 개선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도시가스에 출근하지 않는 사외이사에게는 고액 보수를 지급하면서 정작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지역관리소 직원들은 낮은 임금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 상담도 했지만 위탁계약 구조상 민사소송으로 가면 장기간 걸리고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버티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다른 지역관리소장들의 어려움도 함께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전북도시가스 측에 책임수납 제도, 수수료 공제, 당직수당 미지급 주장 등에 대한 반론을 요청하자 "관련 부서에 연락처를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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