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송학사’라는 노래 유행했다. 그때 아재개그(?)로 하던 말 중에 “송학사가 어디에 있느냐?”는 말로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은 ‘송학사’가 어디에 있는지, 당시에는 스마트 폰도 없었기 때문에 찾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면 문제를 낸 친구는 “답은 간단해, 산모퉁이 바로 돌면 있잖아!” 하고 마무리하였다. 가사 중에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 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속 헤매나……”라는 구절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모퉁이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도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오늘은 모퉁이와 귀퉁이에 대해 어원과 의미를 고찰하기로 한다.
모퉁이라고 하면 ‘1. 모가 지게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자리 2. 사물이나 일의 어떤 한 부분 3. 잘 모르는 장소의 어떤 부분’ 등으로 나타나 있다. 보통은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자리’를 말한다. 산모퉁이는 ‘산기슭의 쑥 내민 귀퉁이’, 길모퉁이는 ‘길이 구부러져서 돌아간 자리’, 집모퉁이는 ‘집 근처의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부분’, 밭모퉁이는 ‘밭 모서리의 꺾어지거나 돌아간 부분’을 이른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퉁이는 ‘꺾어지거나 돌아간 부분’에 방점을 찍은 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산모퉁이는 ‘산기슭의 휘어 돌아간 곳’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모퉁이는 ‘모 + ㅎ + 둥이’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이다.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 초간본(初刊本) 17에 의하면 ‘여듧모(八角)’라는 글이 있고, <법화경(法華經) 제3권> 162에는 ‘隅(우)는 모히라’라는 글이 있다. 이를 분석해 보면 ‘모’는 角(뿔 각), ‘퉁이’는 隅(모퉁이 우)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글에는 ‘모롱이’로 나타난 것도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도 ‘산모롱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어류해倭語類解 연대 미상목판본 2권 2책)>라는 책에 의하면 ‘모롱이 우(隅)’라고 기록되어 있다(서정범, <새국어어원사전> 참조). 이제 모퉁이의 예문을 보자.
세월이 흘러 별무늬 돌담이 조금씩 무너져 내려 오직 한 모퉁이에 잔편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는 국문학의 한 모퉁이를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참고로 ‘산모롱이’는 ‘산모퉁이의 휘어 돌아간 곳’이라고 등재되어 있다.
한편 모서리는 ‘1. 물체나 평면의 모가 진 가장자리 2. 다면체에서 각 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선분들 3. 어떤 것의 일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타나 있는데, ‘모 + 서리’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이다. ‘서리’는 ‘사이 간(間)’의 옛말이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에 “인간(人間)은 사람 서리라”라고 나타나 있는 것이 이것을 말해준다.
모퉁이와 유사한 말로 귀퉁이가 있다. 귀퉁이는 ‘넓적한 바닥의 구석진 모퉁이나 모가 난 물건의 모서리’라고 되어 있다. 귀는 ‘구이’가 줄어서 된 말이고, 이 말은 ‘굳>굴>굴이>구이>귀’로 변한 것이라고 본다(서정범, 위의 책). <훈몽자회(訓蒙字會)>에도 ‘귀’로 표기되어 있다. 우리말 ‘보습귀퉁이’는 ‘1. 보습처럼 삐죽하게 생긴 논밭의 한 부분 2. 거리의 모퉁이’를 이르는 말이고, ‘밭귀퉁이’는 ‘‘밭귀때기의 북한어’이다. 귀퉁이의 예문을 보자.
동생이 없으니, 마음 한 귀퉁이가 빈 것 같다.
어머니는 마루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아버지를 기다리신다.
와 같이 쓴다. 모퉁이와 귀퉁이가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언어는 항상 변한다. 특히 우리말은 유사한 말도 많고, 완곡어도 많다. 각각의 어원과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더욱 바람직한 언어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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