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장윤기 사건 '성적 목적' 내용 보고서에서 빼고 증거도 미압수…수사팀장 구속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장윤기 사건 '성적 목적' 내용 보고서에서 빼고 증거도 미압수…수사팀장 구속

현장감식 영상 삭제까지 지시…특별수사단장, 피해자·유가족에 사과

▲15일 오전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오동욱 단장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을 수사한 당시 광주광산서 강력팀장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증거와 분석 결과를 잇달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경감이 팀원들에게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하며 수사 범위를 제한했다.

강력팀 내부에서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장윤기가 피해자를 제압할 당시 차량 뒷문이 열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보고서도 "불분명하다"는 취지로 다시 작성하도록 했다.

장윤기가 범행 전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지른 스토킹 사건 관련 보고서에서는 일부 내용을 빼도록 하고, 다른 분석 자료에서도 '성적 목적'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등 성범죄 범행 목적을 규명할 수 있는 증거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경감은 사건 당일 차량 감식 현장에서 케이블타이를 직접 확인하고도 압수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팀원들이 관련 내용을 수사보고서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물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윤기의 차량과 자취방은 사건 발생 하루 또는 사흘 만에 가족에게 인계됐다.

이후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이 리얼돌과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 등을 폐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압수되지 않았던 케이블타이는 부친 자택에 보관돼 있다가 검찰 압수수색에서 확보됐다.

부실수사 의혹이 불거진 뒤 누락된 수사보고서와 감식 자료를 검찰에 추가 송부하라는 상부 지시가 내려졌지만 A경감은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현장 감식 영상을 삭제하라고 팀원에게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별수사단은 이 같은 증거 누락과 수사 제한으로 장윤기의 성적 범행 목적이 경찰 단계에서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강간 목적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판단했다.

A경감은 증거은닉,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한편 오동욱 특별수사단장은 이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수사 담당자가 도리어 범행 증거물을 은닉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강병석

광주전남취재본부 강병석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