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 불참하고, 대신 '6.3 지방선거 재선거'를 요구하는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교착 상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검 논의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있어 여권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장외투쟁을 고수하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장 대표의 행보가 오히려 대여 투쟁의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의 우려는 이어지는 모양새지만, 장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올림픽공원에 모여 달라'고 호소하며 독자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장 대표는 16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입틀막법 폐지 촉구 및 국민특검 동의 서명 전달식' 행사에 참석해 "내일 거행되는 제헌절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많은 분이 저에게 '왜 제1야당 대표가 매일 올림픽공원에 나가냐'고 묻는다. 저에게 묻지 말고 올림픽공원에 가서 분노한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국민의힘 의석만으로는 '국민 특검(선관위 특검)'을 통과시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저는 매일 올림픽공원에 나간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을 "6.3 시민 혁명군"이라고 불렀다. 그는 "내일을 '올공 데이'로 정했다"며 "내일은 대한민국 헌정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첫날이 돼야 한다"고 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헌절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참석 대상인 국민의힘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같은 기조다. 정점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인 점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전했다. 다만 장 대표와 발을 맞춰 올림픽공원으로 가겠다고 밝힌 이는 현재까지 없다.
앞서 장 대표는 당권파 외에 대다수 의원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인천, 부산, 전남광주 등에서 열린 집회 현장을 찾아 6.3 지방선거 전면 재선거를 촉구하고, 태극기·성조기를 든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부정선거"를 외쳤다. 장 대표는 대구와 경기 지역 등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요구는 서울 등 7개 지역 지방선거 결과에만 이의를 제기하며 선거 소청을 낸 당 의원총회 결정과도 배치된다.
장 대표에 관해 말을 아껴온 국민의힘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조차 전날 "(장 대표가) 당과 연결도 안 된 상태에서 바깥으로 돌아다니며 장외집회를 하고 있다"며 "거기서 뭐 하는지 우리 당 아무도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만큼, 장 대표와 의원들의 온도 차가 있다.
장 대표가 '올림픽 공원으로 모이자'고 한 이날도 냉랭한 반응은 이어졌다. 이미 국회에서 국정조사 청문회 등 여야 공론장이 형성돼 가동 중인데, 장 대표가 장외집회를 나가는 것이 어떠한 설득력을 갖냐는 지적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국민이 느끼기에 상식적인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장 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와 거의 등치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아예 "장 대표는 당을 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한 초선 의원은 "아쉬운 점이 많다"며 "장 대표가 홀로 정치를 지속하는 거 같다. 대다수 의원의 생각과 괴리감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안타깝고,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3선 송석준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동료 의원들과 많은 현안을 같이 논의하지 않고, 현장으로 다니는 게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 법률위원장인 곽규택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당 이외의 다른 단체에서 진행하는 집회에 대표가 참여하는 형식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우려가 당내에 있다"며 "장외집회 현장에서 강성 구호는 항상 나오기 마련인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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