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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세 카드 꺼낸 트럼프, 이번에는 '강제노동' 관세? 美 내부서 "우리부터 돌아보라"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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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세 카드 꺼낸 트럼프, 이번에는 '강제노동' 관세? 美 내부서 "우리부터 돌아보라" 일침

글로벌 관세 부과 마감 시한 다가오자 '강제노동' 명분으로 관세 '돌려막기'…법적 다툼 전망도

미국 정부가 무역 상대국 60개국에 강제 노동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또 다른 관세 부과 마감 기한이 다가오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또 다른 명분을 내세우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법) 제301조 조사와 관련하여 최종 조치를 단행했다"며 "이에 따라 특정 품목 면제를 조건으로 60개 교역국에 10% 또는 12.5%의 관세를 부과한다"라고 밝혔다.

USTR은 "미국은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도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전 세계 유일한 국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을 없애기 위해 모든 교역국이 미국과 뜻을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라고 부과 이유를 밝혔다.

USTR은 이번 조치가 미국 수입액의 99.4%를 차지하는 상위 60개 대미 교역국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구체적 수치를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최혜국(MFN) 관세율이 12.5%가 되지 않을 경우 강제노동 관세와 합해 12.5%가 되도록 설정했다. 유럽연합(EU)과 대만의 경우에는 최혜국 관세율 기준이 10%로 적용돼, 최혜국 관세율과 강제노동 관련 관세를 합해 10%가 되도록 했다.

이외에 영국, 인도,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17개국의 경우 강제노동에 따른 10%의 추가 관세율이 부과되며 나머지 국가들에는 12.5%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24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이는 지난 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상호 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은 이후 도입한 '글로벌 관세(Worldwide Tariff)'의 부과 기한이 끝나는 날과 일치한다.

미 연방대법원은 앞서 2월 21일 트럼프 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근본적인 국제 결제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해 부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역시 법원으로부터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난 5월 7일 미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글로벌 관세가 "무효"이며 "법적으로 승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법적 권한이 어느 정도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회는 특정 상황에서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법률을 제정했지만, 이러한 법률은 관세 체계를 전면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특정 국가나 산업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해결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법률의 제정 목적과 다르게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정부가 이번에 활용하려는 조항인 무역법 301조는 이미 여러 차례 사용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이 조항을 이용해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그의 사용은 여러 차례의 법정 공방에서도 효력을 유지했다"며 "하지만 이 조항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즉 수십 개 국가에 동시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사용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번 관세 부과 역시 법원에서 적법성 여부를 다투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지타운 로스쿨 객원 연구원이자 바이든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및 국가경제위원회(NEC)의 국제경제 담당 선임국장을 역임했던 피터 하렐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301조를 사용한 방식이 법률의 취지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법원에서 이의 제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에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강제노동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서도 캐나다와 유럽연합, 중국 간 관세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USTR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이론과 선호에 따라 부과하고 싶어 하는 관세를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강제노동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문제의 본질은 강제노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의 다음 무역 구상은 강제노동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USTR에 자신의 불법적인 전 세계 관세를 다시 만들어내도록 지시하는 것"이라며 "행정부가 정말로 강제노동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자 한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의 (강제노동 관련) 법 집행부터 돌아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비평가들은 미국 역시 노동 보호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관세를 다시 부과하기 위한 가장 편리한 구실로 강제 노동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가 이전 조치들과 마찬가지로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정부의 집행보다 앞서서 관세 부과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관세 부과 자체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렐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문제에 있어서 법원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법원은 계속해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무역 전문가들은 두 번째 관세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에 부과했던 긴급 관세율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며 로펌 '홀랜드 앤 나이트'의 파트너 통상 전문 변호사인 패트릭 칠드레스가 "강제 노동 관세가 끝이 아니다"라고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포털 사이트인 야후뉴스 파이낸스 역시 "이번 관세 부과가 끝은 아닐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EU 및 그 밖의 16개 무역 상대국의 상품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과잉 생산능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올해 후반 관세율을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매체는 이어 "많은 수입업자들에게 중요한 점은 금요일에 발표될 관세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예일(Yale) 예산 연구소의 최근 미국 전체 실효 관세율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실효 관세율은 11.8%이며, 이번 새로운 관세 부과로 이 비율이 1~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행정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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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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