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통합특별시 시·군이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위탁해 추진하는 농업분야 공기관 대행 사업비가 지자체별로 큰 격차를 보이면서 농업기반시설 투자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기관 대행사업은 지자체가 농업용수로와 저수지, 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의 유지·보수와 재해 예방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에 위탁하는 투자사업이다. 농업 생산성과 안정적인 영농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예산으로 평가된다.
28일 <프레시안> 취재 결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8개 지사의 농어촌공사 공기관 대행 평균 사업비는 119억원 규모다. 연도별로는 2021년 111억원에서 2022년 149억원, 2023년 165억원까지 증가했지만, 2024년에는 90억원, 2025년 79억원으로 급감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역별 편차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25년 기준 A지역은 사업비가 5000만원에 그친 반면 B지역은 15억 2400만원을 편성해 30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일부 지역은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사업비가 배정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예산이 충분한 지역은 농업용수로 정비와 저수지 준설, 배수장 현대화 등 농업기반시설 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지역은 최소한의 유지관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매년 부족한 유지관리 예산을 자산 매각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 가능한 자산이 소진될 경우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기관 대행 사업이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농업 생산성과 재해 대응 능력을 좌우하는 필수 투자라고 강조한다.
시설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가뭄과 집중호우 시 농업용수 공급 차질과 침수 피해가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농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분야 한 관계자는 "공기관 대행사업은 지역농업의 안전망을 유지하는 핵심 사업"이라며 "지자체 정책에 따라 투자규모가 크게 달라질 경우 결국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계기로 농업기반시설 노후도와 수혜농경지 면적, 재해위험도 등을 반영한 객관적인 예산배분기준을 마련하고, 지역 간 투자 불균형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군비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기관 대행사업을 국고 매칭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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