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앙선 기차가 가파른 숨을 내쉬며 달리던 쇠릿길이 밤이 되면 화려한 '빛의 숲'으로 탈바꿈한다.
원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11.3km의 생태 축, ‘치악산 바람길숲’이 다채로운 야간경관 조명을 밝히며 시민들의 밤 산책길을 유혹하고 있다.
원주시는 치악산 바람길숲의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마치고 지난 27일부터 본격적인 야간 운영에 들어갔다.
우산동 한라비발디아파트에서 반곡역까지 길게 이어진 이 도심형 산책로는 주간의 녹색 휴식처를 넘어 밤이 되면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볼거리가 가득한 밤의 쉼터로 옷을 갈아입었다.
여름밤 바람길숲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화사하게 불을 밝힌 수국 포토존이다.
우산철교, 평원동 중앙광장, 유교역 광장 일대는 수국의 화려한 자태에 은은한 테마 조명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책을 즐기던 이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어 프레임 속에 여름밤의 추억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가장 이색적인 공간은 봉산동 원주터널이다.
터널 입구에 들어서면 신비로운 우주를 모티브로 한 야간 포토존이 반기고 어두운 터널 내부로 발을 들여놓으면 마치 아쿠아리움에 온 듯 바닷속을 헤엄치는 고래 형상의 빛 무리가 머리 위를 유영한다.
서늘한 터널 바람과 어우러진 신비로운 빛의 연출은 한여름 밤의 더위를 가볍게 잊게 만든다.
이 밖에도 평원동 중앙광장의 감각적인 구체 조형물 조명과 보행육교 곳곳에 설치된 따뜻한 글귀 조명이 걸음마다 소소한 위로와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치악산 바람길숲이 도심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녹색공간이자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명품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야간 시설 관리와 보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때 도시를 둘로 갈라놓았던 폐철길이 이제는 밤하늘의 별빛과 어우러져 원주 시민들의 여름밤을 가장 세련되게 물들이고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