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규정상 지방의회의원을 겸직하는 비상임 조합장에게만 예외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가 전북지역 일부 농협에서 상임 조합장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조합장은 해당 수당을 매월 현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 고발로 이어졌으며, 전북농협은 도내 전체 농축협을 대상으로 긴급 지도에 착수했다.
농협중앙회 모범정관과 임원 보수·실비변상 규정에 따르면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는 지방의회의원 직을 겸직하는 비상임 조합장이 농정활동에 기여한 경우 대의원총회 의결을 거쳐 제한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항목이다.
상임 조합장이나 지방의원을 겸직하지 않는 비상임 조합장에게는 지급 근거가 없다.
그러나 취재 결과 전북지역 일부 농협에서는 상임·비상임 여부와 공직 겸직 여부를 구분하지 않은 채 해당 보조비를 조합장에게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김제지역 A농협의 상임 조합장 A씨는 취임 이후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 항목을 신설해 연간 1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매월 100만원씩 현재까지 600만원 이상을 수령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됐다.
고발장에는 업무상 배임과 횡령, 농협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조합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대관 업무 등 현금 지출을 위해 실무진이 대의원총회 승인을 받아 편성한 예산"이라며 "8월부터는 해당 보조비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규정상 상임 조합장에게는 해당 보조비를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사례는 특정 농협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B농협에서도 조합장 취임 이후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가 지속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B농협 관계자는 "조합장에게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의원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집행한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전북농협은 도내 14개 시·군 농축협을 대상으로 ▲공용차량 운행일지 작성 및 사적 이용 금지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 회계 처리 실태 점검 및 사업계획·수지예산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지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단순한 회계 정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농협 임원 출신 한 관계자는 "상임 조합장이 별도의 특별 농정활동 보조비를 수령하는 것 자체가 규정에 맞지 않는 구조적 회계 오류"라며 "자격이 없는 조합장에게 지급된 금액은 전액 환수하고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안은 단위농협의 내부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사회와 대의원회, 자체 감사가 예산 편성과 집행을 의결했음에도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수당 지급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내부 견제 장치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A농협 고발 사건을 중심으로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여부 등을 수사할 예정이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유사 사례로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협중앙회의 전수 점검 결과와 부당 집행 금액 환수 여부도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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