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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의 지역은 정치다] 충청U대회 성공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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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의 지역은 정치다] 충청U대회 성공을 위한 조건

2027 충청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전·세종·충남·충북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충청권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종합스포츠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각국의 대학생 선수들이 충청권을 찾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충청권의 문화와 관광, 산업 역량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국제대회의 성공은 경기장을 건설하고 개막식을 준비하는 것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대회를 1년 남짓 앞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4개 시·도가 얼마나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충청U대회는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준비되고 있다.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책임을 조직위원회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경기장과 교통, 숙박, 의료, 관광, 문화행사, 시민 참여는 모두 개최지역의 행정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대전·세종·충남·충북은 단순히 경기장을 제공하거나 분담금을 납부하는 수준을 넘어, 대회의 공동 주최자라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4개 시·도 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동개최의 장점은 시설과 비용을 분산하고 충청권 전체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있다. 하지만 공동개최가 자칫 책임 분산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사업마다 주관 시·도와 책임부서를 지정하고, 예산·수송·안전·관광·홍보 분야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상설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 시·도지사가 직접 참여하는 정례적인 점검회의도 필요하다.

예산 확보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최근 물가와 인건비 상승, 수송과 안전관리, 선수촌 운영 등에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요한 비용은 확보해야 하지만, 지방정부의 분담금만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충청U대회는 특정 지역의 축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해 개최하는 국제행사다. 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에만 책임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필수적인 안전·의료·수송 비용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개·폐회식이나 의전·홍보 등 조정 가능한 비용은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민간후원도 확대해야 한다. 기업에 단순히 협찬을 요청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 청년과 대학생이 참여하는 대회의 특성을 기업의 ESG 경영, 청년 지원, 글로벌 마케팅과 연결해야 한다. 통신·금융·교통·숙박·식음료·의료·친환경 분야별로 후원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현금뿐 아니라 차량과 숙박, 통신망, 생수, 의료서비스 등 현물후원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폭염과 기후위기에 대한 준비도 핵심이다. 대회가 8월에 열리는 만큼 폭염은 돌발 변수가 아니라 대회 운영의 기본조건이다. 체감온도와 열 스트레스 지수에 따른 경기 연기·중단 기준, 선수촌과 경기장의 냉방시설, 급수와 의료대책, 예비전력과 냉방쉼터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집중호우와 감염병, 정전, 교통사고까지 가정한 4개 시·도 합동훈련도 반복해야 한다.

분산 개최에 따른 수송체계 역시 중요하다. 경기장과 선수촌이 4개 시·도에 흩어져 있는 만큼, 각 지역이 따로 교통을 관리해서는 안 된다. 선수단과 경기 관계자, 관람객의 이동을 하나의 통합 수송상황실에서 관리하고, 주요 경기장별 대체노선과 비상수송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지도상으로 계산한 이동시간이 아니라 실제 교통상황을 반영한 반복적인 수송훈련이 필요하다.

대회의 경제·관광 효과도 준비된 만큼 나타난다. 선수와 관계자들이 경기장과 숙소만 오가고 떠난다면 지역에 남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전의 과학기술과 원도심, 세종의 한글과 행정문화, 충남의 백제유산과 서해안, 충북의 호수와 산악자원을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대회 등록증이나 입장권을 활용한 충청권 통합 교통·관광패스도 검토할 만하다. 시민 참여도 중요하다. 시민을 단순한 관람객이나 자원봉사 인력으로 동원해서는 안 된다. 지역 대학생과 청년, 문화예술인, 소상공인이 대회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회가 조직위원회의 행사가 아니라 충청권 주민 모두가 함께 만드는 축제가 된다.

남은 1년은 새로운 사업을 계속 추가할 시간이 아니다. 지금까지 준비한 계획을 점검하고 위험요인을 제거하며,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할 시간이다.

충청U대회는 12일 동안 열리지만 그 성패는 대회가 끝난 뒤 충청권에 무엇이 남았느냐로 평가받을 것이다. 안전한 국제대회 운영 경험, 충청권 통합교통과 관광협력, 국제행사 전문인력, 지역기업과 시민의 참여, 지속가능한 경기시설 활용이 남아야 한다.

공동개최라고 해서 책임까지 분산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4개 시·도가 공동 주최자로서 책임 있게 참여하며, 기업과 시민이 함께할 때 충청U대회는 성공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충청권이 하나의 광역공동체로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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