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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중고차 시장 새 제도 ‘엇갈린 시선’ … “소비자 보호냐, 업계 부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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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중고차 시장 새 제도 ‘엇갈린 시선’ … “소비자 보호냐, 업계 부담이냐”

정부, 중고차 시장 고질적 불신 해소 ... 소비자 보호와 업계 부담 둘러싼 논쟁

연간 수백만 대가 거래되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제도 개편이 본격화하면서 소비자 보호와 업계 부담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차량 가격과 각종 수수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성능·상태점검의 기준을 구체화하며, 차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자의 하자보증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총액표시제와 성능점검 기준 구체화, 판매자 책임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을 바라보는 중고차 매매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차량 상태를 직접 점검하지 않은 매매업자에게 성능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폭넓게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안'에 대한 쟁점 내용별 국토교통부와 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주요 쟁점 비교표. ⓒ 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

‘총액 표시’에는 공감…문제는 그다음

중고차를 온라인에서 볼 때 차량 가격 외에 관리비·등록대행비 등이 추가되면서 광고 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국토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 표시를 의무화해 소비자의 예상 밖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역시 총액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는 단순히 최종 금액만 표시할 것이 아니라 차량 가격과 관리비, 등록 관련 비용 등 각각의 항목을 구분해 소비자가 무엇에 얼마를 내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싼 가격’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 가능한 가격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성능점검 책임

국토부는 성능점검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판매자의 하자보증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도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통해 차량의 주요 상태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점검 오류가 발생하면 일정한 보증책임이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나온다.

“차량을 점검한 사람과 판매한 사람이 다른데, 왜 최종 책임은 판매자가 져야 하는가”

매매업계는 성능점검자가 작성한 기록에 오류가 있다면 우선적으로 점검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책임 원칙에 맞는다고 주장한다. 판매자가 차량의 모든 내부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점검자의 잘못까지 판매자가 떠안게 되면 결국 보험료와 보증비용, 분쟁 대응 비용이 매매업체에 누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가 오히려 차량가격 올릴 수도

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은 비용이다. 판매자에게 하자보증 책임이 확대되고 보험료와 보증 비용까지 추가되면 결국 그 비용은 차량 가격이나 각종 거래비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 영세 매매업체 비중이 높은 지역 시장에서는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결과적으로 중고차 가격을 올리고 영세업체의 시장 퇴출을 부추긴다면 제도의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업계의 모든 책임을 면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허위·미끼매물이나 고의적인 하자 은폐, 허위 설명 등 판매자의 명백한 잘못까지 보호해 달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결국 문제는 책임의 범위다.

플랫폼은 정보를 제공하고, 누가 책임지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 거래가 늘면서 새로운 책임 문제도 등장하고 있다. 차량 진단이나 가격 정보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잘못된 정보로 실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플랫폼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제공된 차량 정보만 믿고 차량을 매입한 딜러가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손해를 입는다면, 그 손실을 고스란히 매매업자가 떠안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를 제공한 주체와 그 정보에 대한 책임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와 업계, 둘 중 하나만 보호해서는 안 된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허위·미끼매물을 없애고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차량 성능과 사고·침수 이력을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임을 가장 가까운 사업자에게 일괄적으로 떠넘기는 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성능점검 오류는 성능점검자가, 허위 광고는 광고 주체가, 플랫폼 진단 오류는 플랫폼이, 고의적인 하자 은폐와 허위 설명은 매매업자가 책임지는 식으로 행위와 책임을 명확하게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중고차 시장 개편도 결국 이 지점에서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안심하고 살 권리가 있고, 성실하게 영업하는 매매업자에게는 억울한 책임을 떠안지 않을 권리가 있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길은 소비자와 업계 중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분명히 하고, 그 책임을 실제 행위자에게 정확히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는 반드시 필요한 과제지만, 모든 위험과 책임을 매매업자에게 집중시키는 방식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책임은 실제 행위 주체에게 합리적으로 배분돼야 제도의 실효성과 시장의 균형을 함께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국토교통부가 중고 자동차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발표한 대책안에 대해 전국 중고자동차매매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중고차를 매입하기 위해 차량 엔진룸 내부를 살피고 있는 업계관계자. ⓒ 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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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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