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마다 입맛에 맞춰 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 못하던 새만금사업이 이제 또다시 '기본계획'이 변경된다. 35년 동안 열 번째 개발계획 변경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계획은 새만금사업법 제6조에 따라 수립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새만금사업의 비전과 목표, 토지용도 결정, 하위계획 수립 지침.기준이 되는 장기 종합발전계획이다.
새만금사업은 지난 1991년 방조제 착공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 목적과 토지이용 구상이 달라지면서 2021년까지 공간 구조와 개발계획이 일곱 차례 가량 수정됐다. 또 법정 최상위계획인 새만금 기본계획(MP)은 2011년 처음 수립된 이후 2014년 전면 변경, 2017년 일부 변경, 2021년 전면 재정비 등 세 차례 변경됐다.
착공 이후 35년이 지나면서 기본 계획은 말 그대로 '누더기'가 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정권 가운데 느닷없이 새만금 사업을 중단시키고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 기본계획을 다시 짜겠다고 호들갑을 떨며 새만금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한 사례로는 2023년 새만금잼버리대회 파행 직후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밝힌 '새만금 빅피처'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다.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 운영으로 종료된 직후인 2023년 8월 29일,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새만금 기반시설 건설사업이 확실한 경제적 효과를 올리려면 현재 시점에서 명확하게 목표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국토교통부와 새만금개발청 등에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을 지시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한 총리는 뜬금 없이 "기존 계획을 뛰어넘어 전북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새만금 빅픽처'를 짜 달라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당시만 해도 새만금 개발사업에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6조 6천억 원의 민간자본 산업 투자가 이뤄진 상태여서 "새만금의 '빅피처'를 다시 그리겠다"는 정부의 입장 변화는 의외의 일로 받아 들여질 수 밖에 없었다.
한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이번 기본계획 재수립 결정이 최근 열린 세계잼버리대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지역 균형 발전과 전북 경제 살리기에 진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 해 9월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한덕수 총리의 '새만금 빅 픽처' 발언에 대해 '빅사기'라고 강력히 성토한다.
안 의원은 질문에서 "지난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의 군산 방문까지만 해도 '속도 있는 새만금 추진'을 강조해놓고 잼버리 이후 2주 만에 주무 부처 협의도 없이 SOC 예산을 기습 삭감했다"고 지적하면서 "삭감 동기, 내용, 절차, 삭감 폭을 보았을 때 재정당국이 국가재정법을 위반해가며 자행한 예산 폭거"라고 주장하며 "새만금 빅픽처를 위해서는 공항과 항만, 철도 완성이 필수적인데도 관련 SOC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기만이고 사기'"라고 맹 비난했다.
그 당시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4년 새만금 사업의 관련 예산 부처 반영액은 6천 626억 원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심사를 거치면서 무려 5000억 원 이상이 깎인 1천 479억 원으로 삭감되면서 새만금사업은 상당 기간 중단 또는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해 8월, 국토교통부의 적정성 재검토 용역을 통해 새만금 SOC 사업의 당위성이 재확인 될 때까지 새만금은 또 오랜 기간 침체기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달 말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거쳐 오는 10월에 확정한다는 새만금 기본계획 역시, 2023년에 중단돼 기본계획 재수립에 들어간 것이 이제 서야 끝나는 것이다. '새만금 빅피처'를 위한 기본계획 재수립이 지난 윤석열 정권에 시작돼 3년 여의 우여곡절 끝에 '현대차그룹 투자 맞춤형 지원 대책'까지 담아 이재명 정부에서 겨우 마무리되는 것이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해 지역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매립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만금사업의 개발전략을 수정해 개발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고 지역동반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새만금개발청의 입장이 발표된 20일 현재, 새만금개발청 누리집에는 새만금사업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를 축조하여 간척토지(291㎢)와 호소(118㎢)를 조성 방조제 외부 고군산군도 3.3㎢와 신항만 4.9㎢ 등을 개발하여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으로 "'새로운 문명이 열리는 곳'이며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함으로써, 내부토지 29,100ha와 담수호 11,800ha 등 총 40,900ha(409㎢)의 땅을 새롭게 조성하는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이는 서울의 2/3, 파리의 4배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에게 약 9.9㎡씩 나누어 줄 수 있는 크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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