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중국 상하이 푸둥은 지금 한 해 약 375조 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거대한 경제권으로 변모했다.
푸둥보다 한 해 늦게 착공한 새만금은 36년이 지난 지금도 '매립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만금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은 여전히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으로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로 우리에게 '기회와 가능성을 주는 땅'으로 남아 아직도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보다 1년 앞선 1990년도에 착공한 상하이 푸둥신구는 그래서 종종 새만금과 비교된다. 푸둥은 착공 20년 만에 공항 등 모든 SOC시설이 완비됐으며 지금은 세계적인 금융.경제의 허브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반면에 푸둥의 경쟁 상대로 꼽히기를 희망하면서 1년 후에 착공한 새만금의 주요 SOC 진행상황을 살펴 보면, 새만금 국제공항은 아직 공사 시작조차 못하고 있으며, 신항만은 '새만금착공' 50년 만인 오는 2040년에 완공 예정이고, 철도는 '새만금착공' 41년 후인 2033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상하이 푸둥신구 인민정부가 2025년에 펴낸 '상하이 푸둥 신구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푸둥의 면적은 1,210㎢. 2025년 지역내총생산(GRDP)은 1조 8769억 위안에 달한다. 단순 환산하면 1㎢의 땅에서 한 해 약 3100억 원의 부가가치가 생산되는 셈이다.
상하이 푸둥은 착공한지 35년 만에 우리 돈으로 단순 환산해(1위안에 200원) 보면, 1조 8769억 위안 × 200원= 375조 원 정도가 된다. 즉 푸둥 한 지역이 1년에 약 375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푸둥의 상주인구는 약 577만 명인데, 2024년 기준 중국 전체 국토의 불과 0.013% 면적에서 중국 GDP의 1.3% 이상을 만들어냈다.
새만금의 면적은 409㎢다. 푸둥의 현재 면적 당 생산성을 단순 적용하면 연간 120조~130조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물론 개발단계와 산업구조, 인구가 전혀 다른 두 지역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푸둥의 사례가 새만금에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새만금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새만금이라는 땅에서 매년 얼마의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게 할 것인가'이다.
'새만금'이 지난 35년 간 뚜렸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또 다른 별칭은 '희망고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가 확정되면서 '희망고문'을 끝낼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현대차 9조의 투자를 하나의 '공장 건설'로 끝낼 것인지, 이를 피지컬 AI와 로봇·수소·데이터·부품·연구개발·인재·금융이 집적되는 산업생태계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 인지에 따라 '새만금의 미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프레시안>이 기획한 '새만금 1000조 담기' 역시 1000조 원의 투자를 한꺼번에 유치한다는 의미일 필요는 없다. 전남광주의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역시 한꺼번에 800조가 투자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만금이 연간 50조 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경제권으로 성장한다면 단순 누적으로 20년이면 1000조 원이 될 수 있고 연간 100조 원 규모의 경제권으로 성장시킨다면 10년이면 이룰 수 있다.
상하이 푸둥이 보여준 것은 ''땅의 크기'가 아니라 '땅의 생산성'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국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새만금의 목표도 '얼마나 많은 땅을 매립했느냐'에서 '그 땅이 매년 얼마의 가치를 생산하느냐'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프레시안>은 36년이 지나서야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새만금의 미래 가치를 1000조로 내다 본 것이다. '희망고문'을 끝내는 것도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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