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 증가액 1415억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83억 원을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에 적립하기로 하면서 그 산출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청은 향후 대규모 시설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당장 쓰지 않고 향후 학교 시설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683억 원을 미리 확보해 두겠다는 것이다.
683억 원은 이번 추경 증가액 1415억 원의 48.3%에 달한다.
전북교육청 예산담당자는 31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추경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실제 집행할 수 있는 기간이 10~12월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지난 6월 1회 추경에서도 계속비사업과 교육환경개선, 급식환경개선 등 상당한 규모의 시설사업비를 이미 편성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2회 추경에 다시 대규모 시설사업을 편성할 경우 연말까지 집행하지 못하고 이월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당장 필요한 공약사업과 집행 가능한 사업을 먼저 편성하고, 연내 집행이 어려운 시설사업비는 억지로 편성하지 않은 채 시설기금에 적립했다가 내년도 시설사업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예산담당자는 “어차피 이월될 것을 뻔히 알면서 담는 것보다는 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규모 시설사업에 예산을 편성했다가 집행하지 못해 이월시키는 것보다 기금으로 보관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시설기금 약 896억 8000만 원을 올해 교육시설환경개선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교육비특별회계로 전출했으며 이 때문에 "현재 시설기금 계좌의 잔액은 0원이지만 해당 예산으로 편성된 시설사업은 현재 집행 중"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도의회에 2026년도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운용계획안을 설명하면서 "2025년 말까지 조성된 기금 875억 7800만 원과 2026년 예상 이자수입 21억100만 원을 합한 약 896억8000만 원을 교육비특별회계로 전출해 교육시설환경개선사업비로 전액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산담당자는 이와 관련해 "(900억 가까운 예산을)다 썼다는 게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이라며 기금에 있던 돈을 교육비특별회계로 전출했기 때문에 기금 잔액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의 설명 대로라면 향후 대규모 시설사업에 필요한 돈을 계산한 결과 683억 원이 필요해 기금을 적립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추경에서 확보할 1415억 원 가운데 공약사업과 올해 안에 집행 가능한 사업을 우선 편성한 뒤, 시설사업에 추가 편성할 경우 이월될 가능성이 있는 재원을 시설기금으로 돌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683억 원이 특정 시설사업들의 예상 사업비를 합산해 나온 금액인지, 아니면 1415억 원 가운데 올해 쓸 사업을 먼저 편성하고 남은 재원이 결과적으로 683억 원이 된 것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683억 원의 구체적인 사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교육청 예산담당자는 향후 교육환경개선 시설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학교별·사업별 투자계획은 이날 통화에서 밝히지 않았다.
추경 증가액의 절반 가까운 돈을 기금에 적립한다면 683억 원이 필요한 구체적인 시설투자 계획과 산출근거가 있는지, 아니면 올해 집행할 사업을 편성하고 남은 재원을 기금에 넣는 것인지는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은 지난달 말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4년 간 도의원 관련 사업 규모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면서 "최종 7개 사업은 교육청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사업 적정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교육청과 의회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천 교육감이 도의원 관련 예산의 적정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만큼, 도의회 역시 이번 추경에서 교육청이 편성한 사업 하나하나의 필요성과 산출근거를 철저하게 따져보겠다는 분위기다.
결국 추경 증가액 1415억 원의 절반 가까운 683억 원을 구체적인 시설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금에 적립하려는 교육청으로서는 자신이 도의회에 요구했던 것과 똑같은 잣대, 즉 '누가 요구했느냐'가 아니라 '왜 필요한 예산이고 어디에 쓸 것인가'를 이번에는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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