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가자지구 주민 이주 계획이 여전히 논의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계획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인다. 서안지구 불법 정착촌을 이스라엘 국내까지 확장하자는 주장을 포함해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이스라엘 극우의 팔레스타인 혐오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Ynet>,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을 보면 카츠 장관은 2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및 Ynet 주최 행사에서 "결국 이주 없이는 가자지구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없다"며 다른 나라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수용한다면 이스라엘 정부는 "바다, 항공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들을 내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강제이주 시사로 비판 받을 수 있는 발언이다.
2기 취임 초반 가자지구 문제에 열을 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가자지구 주민 전체가 파괴된 가자지구에서 나가 이웃국으로 이주해야 하며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개발해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놔 공분을 산 바 있다.
다만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트럼프 20개항' 휴전안엔 "누구도 가자지구를 떠나기를 강요 받지 않는다. 떠나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게 떠날 수 있고 돌아오는 것도 자유다. 우린 주민들이 머물기를 장려하고 이들에게 더 나은 가자지구를 건설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강제이주를 배제하는 문구가 담겼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합병 배제 문구도 포함됐다.
그러나 카츠 장관은 2일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취소한 게 아니라 보류한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 전체 이주 계획이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획이 "취소된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진전이 이뤄지려면 "미국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웃국들이 가자지구 주민 수용을 위해 "미국 지원",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IDF) 철수선인 '황색선' 인근 전초기지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우린 현재 가자지구 60%를 통제 중이고 더 많은 지역을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은 가자지구 평화위원회가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와 더불어 이스라엘 군사작전 중단 및 단계적 철수안을 발표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정권 주요 인사들의 이러한 행보는 다음 달 27일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정부가 가자지구, 레바논, 이란과의 전쟁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며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미국과는 달리 이스라엘에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지가 높아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은 네타냐후 정권에 타격을 입혔다.
선거 앞 현 정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꾸린 극우 세력들의 팔레스타인 혐오 선동도 도를 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매일 "30~40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발언해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그곳엔 살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살아선 안 된다. 그들은 사람조차 아니다"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미 CNN 방송을 보면 벤그비르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약속하는 듯한 내용의 인공지능(AI) 생성 선거 홍보 영상을 게시했다가 지우기도 했다.
집권 연정에 속한 또 다른 극우 정당을 이끄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지난주 서안지구를 넘어 자국 영토 내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아랍계 인구가 많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와 북부 갈릴리 지역에 정착촌을 세워 유대인을 이주하도록 해 인구 구성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모트리히는 서안지구를 두 동강 내는 E1 정착촌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저해하는 서안지구 불법 정착촌 확장을 자랑해 왔다.
새 극우 정당까지 등장했다. 지난주 공식 출범한 '이스라엘 백성당'을 이끄는 이스라엘군 준장 출신 오퍼 빈터는 창당 행사에서 "여기 팔레스타인 국가는 결코 없을 것"이라며 "가자지구 문제 해법은 간단하다. 이주"라고 주장했다.
한 표 아쉬운 네타냐후, 극우정당 난립에 발동동
다만 극우정당 난립으로 인한 표 갈라먹기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2일 공개된 이스라엘 방송 채널13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 연합이 야당 연합을 추격해 이번 선거에서 각 53석씩 동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과반(61석)엔 못 미치지만 같은 기관 일주일 전 조사에서 야당 연합에 57석 대 48석으로 뒤졌던 것에서 크게 나아갔다.
네타냐후 총리로선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인데, 후보자가 아닌 정당에 투표하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득표율 3.25%에 못 미치는 당은 의석을 가질 수 없다. 거의 비슷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극우정당 난립은 우파 분열을 초래하고 사표로 이어질 수 있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는 각각 다른 소수 극우정당을 이끄는 벤그비르, 스모트리히, 빈터 등에게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들은 각자의 메시지를 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창당한 '정체성당'을 이끄는 모셰 페이글린만 이에 동조해 최근 스모트리히와 연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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