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날 현장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철저하고 공정하게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조선업체가 밀집한 영암군 대불산업단지에서 안전사고로 가족을 잃은 절규가 또다시 터져 나왔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9일 지난 7월 폭염 속 작업 중 숨진 하청노동자 김승준씨(52)의 49재를 하루 앞두고 사고 현장인 대한조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와 유가족은 "반복되는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불산단 특별기획감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지난 7월 24일 대한조선 하청노동자였던 김 씨는 약 11m 높이의 크레인을 점검하던 중 "힘들다"는 말을 남긴 채 쓰러져 끝내 숨졌다. 노동당국은 사고 발생 20여 일이 지난 후에야 해당 사건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로 전환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 2월에도 캄보디아 국적 하청노동자가 선박 블록에 깔려 숨지는 등 산재 사망이 반복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대불산단에서는 올해 들어 5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었으며 대부분이 하청·이주노동자였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고인의 조카는 "저희 가족은 지금까지도 묻고 있다. 왜 이모부는 쓰러졌고 그날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토로했다.
그는 "폭염 속에서 작업자가 힘들다고 호소했을 때 어떤 조치를 했는지, 의식을 잃은 노동자를 11m 높이에서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실제로 마련돼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뉴얼이 있었다는 말만으로 끝내지 말아달라"라며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매뉴얼대로 움직일 수 있었는지, 119 구급대가 넓은 조선소 내부 사고 위치까지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보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며 "오늘 밝혀지지 않는 진실은 내일 또 다른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모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 노동자의 생명이 안전보다 가볍게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심지어 전날 대불산단에서 40대 베트남 출신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중상을 입고 대전 병원으로 후송됐다"면서 "지난 2월 대한조선 사고와 동일한 유형으로 구조적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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